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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6경기 꼴찌’ 포항, 마지막 판세의 키를 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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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대한민국 프로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정규 리그+FA컵)을 달성하던 지난해 포항은 돌이켜 떠올려도 대단했다.

외국인 선수 단 1명도 없이 승승장구하던 포항은 ‘언젠가는 어려워질 것’, ‘결국은 힘이 떨어질 것’이라던 주위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면서 끝내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FA컵 결승에서는 전북을 꺾었고 정규 리그는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뒤집기 우승을 완성시켰다. 그때 포항은, 드라마틱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의 저력은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는 스쿼드를 가지고 시즌 초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했다. 황진성, 박성호, 노병준 등이 떠나면서 전력이 더 약해졌으나 황선홍 감독의 포항은 특유의 끈끈함으로 경쟁자들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면서 세가 많이 약해졌다.

뉴스1

최근 6경기에서 2무4패. 포항답지 않은 성적이 전체적인 판세를 요동치게 했다. 시즌 마지막 리그 판도는 포항이 열쇠를 쥐고 있다. © News1 DB


FA컵과 ACL에서 중도하차했고 정규 리그에서도 어려운 행보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직전인 32라운드 현재 포항의 순위는 3위다. 15승7무10패로 승점 52점인 포항 앞에는 2위 수원(58점)이 있고 그 앞에 1위 전북(65점)이 있다. 선두와는 13점차. 객관적으로 뒤집기가 쉽지 않은 격차다.

상황이 급변했다. 9월 초까지 잘 버텼던 포항은 9월 중반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9월20일 수원 원정에서 1-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 막바지 2골을 내주면서 1-2로 역전패한 타격이 컸다. 이후 지난 10월18일 제주 원정에서의 충격적인 0-3 완패까지, 포항의 추락은 날개가 없었다. 최근 6경기에서 2무4패. 획득한 승점 2점은 12개 클럽 중 최저 포인트였다.

같은 기간 최고 승점은 4승2무의 수원과 전북으로, 14점을 쓸어 담았다. 하위권인 부산과 인천도 3승2무1패로 11점을 얻었다. 포항의 2점은 1승1무3패에 그친 상주보다도 못하다. 결국 최근 6경기에서 ‘꼴찌’에 그친 포항의 행보가 전체적인 판세를 어지럽혔다.

포항이 비틀거리면서 가장 크게 요동치는 곳은 중상위권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ACL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 자리가 격전지로 떠올랐다. 산술적으로는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이탈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금은 올라가는 것보다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더 크다.

4위 제주는 승점 50이고 5위 서울은 49점이다. 시즌 초반 불안했던 서울까지도 포항과 3점 차이에 불과하다. 오는 26일 열리는 33라운드 이후에는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된다는 것도 변수다. 상위 그룹에 있는 팀들끼리의 맞대결은 소위 말하는 ‘6점 경기’들이다. 1~2경기만으로 순위가 바뀔 수 있고 지금 3위부터 5위(혹은 6위)까지는 가시권이다.

이 치열한 판세를 만든 장본인은 결국 포항이다. 애초 전북-포항-수원이 우승을 다투고 자연스럽게 1~3위도 세 팀에서 나눠가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렇다면 결국 상위 그룹 내에서도 또 다시 최상위와 하위권이 구분되는 셈이었는데 이제 판도는 달라졌다. 보는 이들은 흥미진진해졌으나 황선홍 감독과 포항 선수들, 포항 팬들은 조마조마하다.

일단 포항은 26일 홈에서 열리는 상주전에서 ‘무승’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리그 11위에 그치고 있는 상주를 제물로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상위 스플릿으로 돌입하면 크게 괴로워질 수 있다. 승리한다면 여전히 3위 싸움에 유리한 쪽은 포항이다.

시즌 막바지 K리그 판세에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은 포항이다. 넓게는 우승 다툼부터 좁게는 3위 싸움까지, 디펜딩 챔프 포항은 어쨌든 올 시즌도 리그의 주연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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