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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美 대학 강사도 시급 2달러 '보따리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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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후의 교수들

프랭크 도너휴 지음|차익종 옮김
일월서각|336쪽|1만8000원


한국 대학만 '인문학의 위기'를 우려하는 줄 알았더니 미국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시간강사를 일컫는 은어(隱語)인 '보따리장수'가 한국에 존재하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까마득히 떨어진 대학들을 오가며 한 학기에 강의 4~5개를 도맡는 강사들을 '고속도로 인생'이나 '대학 집시'로 부른단다. 한 비정규직 강사는 연 수입을 근로시간으로 나눠보니 시급 2.12달러(2200원)에 불과했다.

오하이오주립대 영문과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인문학을 주축으로 하는 대학의 자유교양 교육 모델은 붕괴할 것"이며 "10년 뒤면 자유교양 교육은 특권층만 가능한 사치 품목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돈을 끌어오거나 돈에 대해 가르치는 학과만 살아남는 시장주의 풍토에서 학자들은 '영업사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진단은 냉소적이고 비관적이지만 우리의 대학은 여기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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