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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인 ITU국장 탄생…ICT 인프라 강국→정책강국 도약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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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섭 차기 ITU표준화총국장.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고위직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 당선됐다. ITU는 글로벌 ICT 정책과 표준을 결정하는 UN 정보통신 부문 최고위 결정기구로,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3명의 총국장 체제로 운영된다. 우리나라가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강국에서 ICT 정책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상 첫 한국인 ITU고위직 진출=24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에서 24일 진행된 ITU 총국장 선거에서 우리나라 이재섭 카이스트 박사(IT융합연구소)가 총 투표수 169표 가운데 87표의 지지를 얻어 ITU 표준화 총국장에 당선됐다. ITU 고위직에 한국인이 진출하기는 ITU 출범 149년만의 처음이다.

이재섭 박사는 내년 1월부터 4년간 표준화 총국장으로 재직하며, ICT분야의 글로벌 표준화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임기는 4년이지만, 한차례 더 연임할 수 있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 IPTV, 정보보호 등 글로벌 ICT 표준에 대한 적잖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ITU 표준화 정책은 ICT 산업뿐 아니라 국제정치, 경제적으로 중요한 방향을 결정한다.

때문에 이번 한국인 국장 선출은 향후 우리나라가 ICT 표준화 부문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 사례에서 보듯 ICT 분야의 글로벌 표준특허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ICT 산업발전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불허 '선거전' 속 정부 지원 총력전 '쾌거'=이 박사는 이 날 터키의 아흐멧 에르딘 ITU 설립 150주년 이사회 부의장과 튀니지의 빌렐 자모시 ITU 표준화총국 연구분과장 등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가장 많은 득표수를 획득하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사실 이날 선거는 투표함을 여는 순간까지 예측 불허였다. 2010년부터 표준화총국에 몸 담아온 자모시 후보가 워낙 ITU 내 두터운 인맥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 난적으로 지목돼왔던 상황.

이 후보 당선을 위해 우리정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미래창조과학부와 외교부의 지원 아래 지구 3바퀴를 비행기로 돌며 득표 활동을 벌이는 등 고군분투했다.

23일 선거오찬 리셉션에는 미래부 최양희 장관, 윤종록 제2차관, 민원기 ITU 의장 등 고위직 임직원들이 대거 지원유세 활동을 벌이며 총력전을 펼쳤다. 전(前) 사무총장인 하마둔 뚜레와 신임 사무총장 훌린 짜오가 이날 선거오찬에 나란히 참석해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에 맞선 자모시 후보는 각국 대표단들에게 집요하고 치밀한 로비전을 펼치며 반전의 기회를 노렸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조마조마하게 이어간 선거전(戰)은 막판 이 후보 얼굴에 연신 환한 미소가 피어오르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 총국장은 당선 후 "이 세상을 유익하게 만들 고품질 표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지에 대해 고민 하겠다"며 "온 국민이 바라고 있고, 스스로도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잘 해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건국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KT R&D(연구개발) 본부에서 일하며 표준화 업무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ITU 내에서 1987년 이후 △표준화총국 미래네트워크(SG13) 분야 에디터 △통신망 구조(SG13 WP1) 의장 △차세대 네트워크 포커스그룹 의장 △SG13 부의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는 SG13 의장으로 활동해왔다.

부산=류준영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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