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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에볼라 백신 동물실험 10년전 성공…제약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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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에볼라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 이미 10년 전에 동물실험에 성공했지만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의 외면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은 10년 전 동물실험에서 100퍼센트의 효과를 보이는 에볼라 백신을 개발했으며 이를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 백신은 인체 감염성이 적은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VSV)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에볼라 유전자를 조합해 체내에 에볼라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원리로, 원숭이 실험결과 완벽하게 바이러스를 막아냈다.

당시 연구진은 2년 안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하고 2010∼2011년 사이에 백신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가지 걸림돌을 간과했다.

에볼라가 창궐한다해도 감염자 수가 수백명에 불과하고 발병지도 주로 가난한 나라라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통상 10억∼15억 달러가 소요되는 백신 상품화 비용을 선뜻 감당하려는 제약사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에볼라 백신 연구는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후 캐나다 정부로부터 특허를 받아 800∼1천회 주사 분량의 백신이 생산됐으며 2010년 VSV-EBOV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기는 했지만 백신은 아직도 기초적인 인체 안전성 임상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다.

당시 백신 개발에 참여했던 갤버스턴 텍사스대학 의과대학의 토머스 게이스버트 교수는 "에볼라 백신의 시장이 컸던 적이 없다"며 "큰 제약사로서는 어디에다가 약을 팔 수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제임스 크로 주니어 밴더빌트대 백신 연구소장도 시제 약물이나 백신으로 동물실험에 성공한 연구진들은 종종 연구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약사를 만나지 못하면 이 같은 '죽음의 계곡'을 맞닥뜨린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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