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도덕성 논란 홈플러스, 본사발 악재로 ‘매각설’까지 제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웨이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는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왼쪽)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홈플러스가 도성환 사장 체제 출점 15개월 만에 이 회장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며 진정한 ‘도성환 체제’가 출범됐다. 하지만 경품추첨 비리, 고객정보 불법판매에 이어 모기업 테스코의 분식회계까지 겹치며 ‘도성환 체제’는 끝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도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연이은 국정감사 증인출석으로 체면을 구겼고 매각설까지 제기되자 업계에서는 도 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기업 테스코의 분식회계, 홈플러스 덮치나=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영국 최대 소매 유통업체 테스코가 분식 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주가가 폭락했고 신용등급마저 강등 당했다.

23일(현지시각)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한 테스코의 주가는 22일 런던 증시에서 11%나 폭락해 11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에서 20억 파운드(3조4158억원)가 사라졌으며 분식회계에 대한 의혹이 커져 투자자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테스코가 대규모 분식회계를 적발해 4명의 고위 임원에 정직 처분을 내리고 내부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납품업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외상 대금을 장부에서 누락하고 상당량의 상품이 유통 기한이 지나거나 도둑맞았다면서 손실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과다 계상해 올해 상반기 이윤을 2억5000만 파운드(약 4270억원) 가량 부풀렸다는 것이다.

테스코는 수익, 주가, 이윤의 동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던 상황에 이번 분식회계로 신용등급마저 강등당해 타격이 클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3일(현지시각) 테스코의 신용등급을 기존보다 한 단계 낮은 ‘Baa3(BBB-)’로 하향 조정했다. ‘Baa3’은 최하위 투자적격 등급으로 아래 단계인 ‘Ba1(BB+)’부터는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된다.

무디스는 2015회계연도 상반기 테스코의 영업이익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점 때문에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식회계로 리처드 브로드벤트 테스코 회장은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며 취임한 지 3주 밖에 안 된 데이브 루이스 최고경영자의 입지도 취약해졌다.

◇‘경품 사기’ 신뢰도 추락=테스코가 분식회계로 불명예를 안고 있다면 홈플러스는 상습적인 경품 행사 조작과 고객정보 불법 판매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홈플러스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경품행사 결과를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끝에 경품 행사를 진행하며 모은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도 포착했다. 검찰은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범죄로 판단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도성환 사장과 이승한 전 회장의 출국금지도 이뤄졌다.

홈플러스는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회사의 도덕성과 이를 관리하지 못한 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논란은 한층 더 가열되고 있다.

◇계속되는 실적악화, 매각설도 제기=대내외적으로 악재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또한 하락하고 있어 도 사장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424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3292억원, 지난해 2510억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6.1%에서 2012년 4.6%, 2013년 3.4%까지 낮아졌으며 올해 상반기 실적도 지난해 대비 반 토막 났다.

실적 악화가 계속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매각설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분식회계로 위기를 맞은 테스코는 현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브 루이스 최고경영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테스코는 80억~100억파운드(약 17조원)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전해져 홈플러스 사업 지분도 일부 혹은 전부 처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홈플러스의 연간 매출액이 아시아 사업 부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적부진이 계속되자 테스코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방안으로 매각을 고려 한다는 관측이다.

실제 테스코는 실적부진의 이유로 지난 2011년 일본에서 철수한 데 이어 중국시장에서도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홈플러스가 테스코 본사에 내던 상표와 라이센스 비용이 급증한 것도 실적부진이 계속되자 사전에 이익을 빼내고 매각을 앞둔 사전 조치로도 풀이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여러 악재로 끝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며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도성환 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 또한 다시 한 번 제기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