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에볼라 백신, 이미 10년 전 개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加·美연구진 원숭이 실험 성공

시장 작고 개발비용은 커 포기, WHO 최근 임상실험에 착수

한국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볼라에 대처할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없어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0년 전 이미 에볼라 백신이 개발됐으나 상용화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4년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은 원숭이에게 100% 효과가 있는 에볼라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의 이름은 ‘VSV-EBOV'로 수포성구내염(VSV) 바이러스로부터 만들어졌다. 수포성구내염은 말 전염병이다.

연구진은 VSV 바이러스를 변형시켜 에볼라 바이러스에 삽입해 무해한 바이러스로 변형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백신은 원숭이에게 투여했을 때 면역 반응을 일으켰으며, 인간에게도 비슷하게 작용할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연구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2년 내에 실시할 수 있으며 2010년-2011년 사이 판매에 대한 공식 허가를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백신의 상용화는 중단됐다. 돈벌이로서의 전망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볼라는 흔한 질병이 아니어서 충분한 시장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여러 차례 발병했는데도 에볼라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것은 발병지역 대부분이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이었다. 실험 단계에서 백신 개발하기까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나 제약회사들이 지갑 열기를 거부한 것이다. 당시 백신 연구에는 몇 백만 달러가, 임상실험에는 수 억 달러가 각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10년 전 백신 개발에 참여한 텍사스 의과대학의 토머스 게이스버트 박사는 “에볼라 백신을 팔 수 있는 큰 시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에볼라가 서아프리카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위협하자 미국 정부는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10년 전에 개발된 이 백신을 시작으로, 각종 시험용 약물과 백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VSV-EBOV 백신은 2010년 캐나다 정부에서 특허가 낸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VSV-EBOV 백신 1,000개 가량을 세계보건기구(WHO)에 기증했고 건강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착수했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