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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our holic] `조명빨`이면 어때서…夜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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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나 여자나 속지 말아야 할 게 속칭 '조명빨'이다. 한데 이것만큼은 예외다. 늦가을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들 야경 명소, 기꺼이 속아줘야 하는 최고의 '조명빨' 포인트다. 당부 한 가지. 180도 다른 모습에 뒤집어질지 모르니 대낮 '생얼' 관람은 자제해 주시길.

■ 8년만에 문 활짝 열었다, 세빛섬
가빛·채빛·솔빛섬 다리로 연결…사진전·착한 장터 등 볼거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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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착공 8년 만에 서울 시민들 품에 돌아온 잠원지구 야경 명당 `세빛섬`. 1140m짜리 기네스북에 오른 반포대교 달빛 무지개 분수와 어울려 달밤 찰떡궁합 절경을 뽐낸다.


가빛 채빛 솔빛이라, 참으로 앙증맞은 이름이다. '야경 핫플레이스'로 새롭게 뜨고 있는 세빛섬. 불빛이 꺼진 채 무려 8년간이나 방치돼 있던 서울 한강 잠수교 옆 3개 인공섬이 마침내 되찾은 이름이다. 평일인데, 주차장도 꽤나 붐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가빛섬. 연면적 9995㎡(약 3000평)인 세빛섬 중 맏형 격으로 덩치가 으뜸이다. 그옆에 총천연색으로 반짝이는 게 채빛이다. 뒤쪽에 레저시설이 들어설 솔빛섬도 보인다. 세 인공섬은 다리 3개로 연결돼 있다.

세빛섬 '조명빨'은 질이 다르다. 보랏빛인가 하면, 어느새 푸른빛으로 변하고, 어라 하는 사이 연둣빛으로 탈바꿈한다. 각각 테마도 있다. 700명이 한번에 들어가는 대형 컨벤션센터와 카페는 가빛섬에 있다. 파스타로 꽤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올라' 레스토랑이 있는 채빛섬은 주말 당일엔 예약조차 안 될 정도로 벌써부터 인기몰이 중이다.

이곳 야경 포인트는 주차장 쪽. 주차장 라인을 S자로 돈 뒤 세빛섬 쪽 맨 앞 라인을 점령하면 반짝이는 세빛 3형제를 한눈에 품을 수 있다. 동선은 주차장 쪽에서 바라 본 방향으로 왼쪽부터 잡으면 된다. 가장 먼저 솔빛섬. 다음달 16일까지 한강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고진감래, 한강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다음은 채빛섬. 솔빛섬을 등지고 연결 다리를 건너면 지척이다. 한눈에 봐도 영락없이 새 둥지를 닮았다. 여기선 14개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는 '세빛섬과 함께 누리는 착한 소비 장터'가 열린다. 의외로 보석 같은 물건도 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 사인이 들어간 야구배트에,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사용하던 볼, 리본, 곤봉도 보인다. 박인비 유소연 백규정까지 골프 스타들 사인볼과 모자도 판매된다. 수익금 전액은 굿윌스토어에 전달돼 좋은 일에 쓰인다.

▶세빛섬 즐기는 Tip=자전거로 가는 게 낫다. 지하철 역마다 있는 무인 자전거를 활용하면 된다. 한 시간에 1000원. 교통카드나 휴대폰으로 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 빠질 수 없는 '야경쇼' 성곽·고궁
성곽길 따라 늦가을 정취 만끽…경복궁·창경궁의 밤은 색다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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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한국판 몽마르트르 언덕 서울 낙산공원. 복원된 성곽과 함께 가장 고풍스러운 느낌의 야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다.


'늦가을 야경' 쇼타임이다. 야경 하면 빠질 수 없는 성곽길, 이맘때 최고 야경 포인트는 두말할 것 없이 낙산이다. 조선 개국과 함께 축조됐다는 서울 성곽은 사적 10호다. 낙산에선 동대문과 혜화문을 연결하는 2.1㎞ 성곽이 지금은 산책로와 함께 복원돼 있다. 이곳 야경이 남다른 건 오롯이 옛것의 낭만이 남아 있다는 것. 성곽길은 복원을 한 것이지만, 낙산공원 정상에서 혜화동으로 내려오는 내리막 길 한쪽에 놓인 성벽은 예전 그대로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밤에는 그 맞은편에 딱 성곽 높이만큼 키를 맞추고 있는 자그마한 집들이 오붓함을 더한다.

사실 낙산 애칭은 프랑스 야경 명소로 손꼽히는 '몽마르트르 언덕'이다. 낙산 키는 해발 125m. 129m인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과 높이까지 비슷하다.

성곽길과 함께 지금 꼭 찍어야 할 야경 명소는 고궁이다. 마침, 경복궁과 창경궁 두 곳이 다음달 3일과 2일까지 야간 개방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경복궁 야경 포인트는 경회루다. 국가적 경사가 있을 때마다 왕이 연회를 베풀었던 경회루는 국보 제224호.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누각건물인 데다 앞에 연못을 두고 있으니, 어떤 각도에서도 찍어도 '작품 사진'이다. 야간 개장 타임 때는 은밀한 관람 포인트가 따로 있다. 근정전이다. 중요한 나라 행사를 치른 대형 공간인데, 현존하는 최대 목조 건물이다.

창경궁은 홍화문, 명정전, 통명전, 춘당지, 대온실 권역이 '조명빨'을 뽐낸다. 야간 포인트는 홍화문 우측 담벼락. 홍화문은 창경궁 정문이다. 다른 궁들이 다 남쪽 방향으로 정문을 낸 데 비해 동쪽 방향으로 문을 낸 것이 색다르다. 홍화문 우측 담벼락에서 창경궁을 향해 아래에서 위쪽 방향으로 사진을 틀어 찍으면 조명빨 환상인 창경궁의 위엄과 가을 정취를 한번에 느낄 수 있다.

▶고궁 야경 즐기는 Tip=야경 포인트인 경복궁 경회루와 근정전, 창경궁 홍화문 우측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평균 10~15분 정도 대기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만 65세 이상이나 외국인은 전화 예약(옥션티켓)과 현장 선착순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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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다음달 2일까지 달밤 야경 관람이 가능한 경복궁. 근정전 주변이 포인트.


■ 관광공사가 뽑은 5대 야경

1. 세계 유산 남한산성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남한산성 야경은 숨겨진 백미다. 한낮에 산성 유적 사이를 걸으며 둘레길이 선사하는 여유를 만끽했다면, 해질 무렵에는 산성에서 바라보는 밤 풍경이 일품이다. 야경 감상 최고 포인트는 서문 성곽 위.

2. 천년 고도 경주

경주는 야경이 은은히 빛나는 낭만적인 도시다. 어둠이 내리면 월성 지구와 대릉원 지구 고분이 달빛과 조명 아래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낸다.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가 신라의 달밤 하이라이트.

3. 야간 비행 대구 앞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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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날개가 돋았으면 하는 느낌이 드는 대구 앞산 전망대. 멀리 낙동강까지 보이는 최고의 조망 포인트다.


대구 앞산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 전체가 발 아래에 펼쳐진다. 앞산케이블카를 타면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이월드 83타워도 대구 시내 야경 명소다. 기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버려진 철교를 새롭게 단장한 아양기찻길은 강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다.

4. 총천연색 목포

목포 야경 포인트는 유달산. 유달산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불빛은 일품이다. 유선각 야경과 '춤추는 바다분수' 역시 목포 야경의 백미로 꼽힌다.

5. 문화의 밤거리 대전 으능정이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는 화려한 대전의 밤을 경험할 수 있는 곳. 2013년 개장한 스카이로드에서는 매일밤 환상적인 영상쇼가 열린다. 엑스포다리도 색다른 야경 명소로 꼽힌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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