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채민의 감성코드]연기력 품은 유부남 배우들의 유혹은 더욱 매력적이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이채민 기자]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관객은 가장 먼저 스토리에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궁금해 한다. 스토리와 배우는 관객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작품의 승패가 달린 포인트이기에 이를 잘 아는 제작진과 감독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심사숙고를 거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은 스토리를 표현할 수 있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보다 20대 스타 배우나 루키의 탄생을 알리는 신인배우를 앞세우는 것이 요즘 영화계의 현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꽤 용감한(?) 선택을 한 두 편의 영화가 10월 말 스크린에 걸린다. '우리는 형제입니다'(감독 장진)와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는 20대 꽃청춘 스타배우 하나 없이 기혼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워 영화를 제작했다. 대신 출중한 연기력으로 무장했다. 배우 김성균·조진웅·설경구·박해일 등 네 명의 배우가 각각 가족으로 호흡을 맞춘 두 편의 영화가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스포츠투데이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네 배우의 조합처럼 두 영화 모두 남다른 사연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23일 개봉한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박상연(조진웅 분)과 박하연(김성균 분) 형제는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헤어진 후 30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다. 하지만 상봉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30분 만에 엄마가 사라져, 긴 세월이 만들어 낸 거리를 좁히기도 전에 엄마를 봤다는 제보를 쫓아 방방곡곡 전국 원정을 시작한다.

형 박상연은 미국 한인교회의 목사고, 동생 박하연은 양주 산자락에서 굿 전문 박수무당이다. 긴 세월이 흐른 만큼 너무 다른 환경에 적응해 버린 형제는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때론 투닥거리기도 하고, 때론 가슴 뭉클한 형제애를 보여줘 진한 울림을 준다.

스포츠투데이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형제라면 30일 개봉 예정인 '나의 독재자'는 부자 이야기다. 역시나 이들도 예사롭지 않다. 무명배우 성근(설경구 분)은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 대역 오디션에 합격한다. 생애 첫 주인공 역할에 성근은 말투부터 제스처 하나까지 철저하게 김일성이 돼 가지만, 그의 철저한 준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된다. 하지만 성근은 김일성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런 아버지 덕분에 인생이 꼬인 태식(박해일 분)은 미치기 직전이다.

농익은 연기력이 없다면 풀어내기 어려운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그렇기에 관객은 연예계를 대표하는 유부남 배우 김성균·조진웅·설경구·박해일에게 더욱 높은 기대를 표하고 있다. 네 배우가 역할에 뿌리를 내리고 나아가 스토리 전체에 깊이 뻗어나가는 연기력을 지녔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3일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6만2175명의 관객을 동원해 개봉 첫 날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개봉을 6일 앞둔 '나의 독재자'도 미개봉작 예매율 1.2위를 다투며 선전 중이다. 한 가정의 가장인 네 명의 배우는 연기력을 작품에서 원 없이 풀어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관객을 유혹한다. 2014년 가을 극장가 매력적인 이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이채민 기자 chaemin10@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