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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만2천년전 페루 안데스 주민, 해발 4천480m에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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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약 1만2천400년 전 해발 4천480m에 이르는 안데스 고산 지대에도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4천480m는 스위스 알프스의 고봉 마터호른(4천478m)과 비슷하며 안데스 잉카문명 유적지 마추픽추(해발 2천430m)보다는 훨씬 높아 산소가 희박하고 매우 추운데다 태양빛도 강렬해 사람이 살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

23일 (현지시간) AFP 통신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캘거리대 고고학과 소냐 사리요 교수 등 연구진은 미국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을 통해 페루 안데스 푸춘코 분지에서 1만2천400년 전 석기를 비롯한 공예품 등 인간 거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해발 4천m가 넘는 곳에서 인간 거주지가 존재한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홍적세에 인류가 환경이 척박한 고산 지대에서도 훌륭하게 적응하고 살았다는 증거라고 고고학계는 평가했다.

약 1천년 동안 푸춘코 분지에 살았던 고대 안데스 고산 지대 주민은 나무가 자라지 않는 늪과 습지, 초원에 많이 서식한 사슴과 야생 야마, 알파카 등을 잡아 식량과 옷을 충당했다.

거주지로 쓴 바위 동굴과 석기 제작에 사용한 흑요석 무더기도 발견됐다.

식용은 아니지만 불이 잘 붙는 수지 성분이 든 식물을 땔감으로 사용했다.

석기 제작 장소와 석기도 무더기로 발견됐다.

석기 가운데 긁개는 가죽으로 옷을 만드는 데 사용한 게 분명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뾰족하게 간 돌창촉과 장식품으로 사용된 뼈와 조개껍데기 목걸이도 있었다.

이들은 따뜻할 때 고산 지역에 올라왔다가 추워지면 낮은 지역으로 내려가는 방식이 아니라 1년 내내 고산 지역에서 살았다.

연구자 커트 레이드메이커는 비와 눈이 내리는 12월부터 3월에는 매우 힘겨운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리요 교수는 "우리 연구진이 푸춘코 분지로 올라가는데만 서너 시간이 걸렸고 밤이면 굉장히 추웠다"면서 "정말 험준한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데스 지역 원주민이 고산 지대 적응력을 이들에게서 물려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현대 안데스 지역 주민들은 대사량이 많고 폐활량이 클 뿐 아니라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높아 산소가 희박한 고산 지역 거주에 알맞은 신체 조건을 갖췄다.

사리요 교수는 "이런 적응력을 1만2천400년 전에 얻은 것인지는 분명하게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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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undated image provided by journal Science shows Sonia Zarriollo (AP Photo/Science, Kurt Rade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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