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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MB 자원외교 뒤처리… 국부유출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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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사업 철수 위해… 상업성 낮은 사업장 수익 높이려… 석유·가스공사, 7조원대 추가 투자 계획

무리한 탐사·사전조사 부족으로 인한 사업 실패 많아

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개발펀드도 손실 잇따라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이 사업성이 없거나 철수가 결정된 해외자원 개발에 4조2800여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가 5년간 쏟아부은 해외자원 개발 투자액 26조원에 더해 4조원대의 추가 투자가 예정된 것이다. 자원외교 실패 후폭풍이 장기간 국부 유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에서 제출받은 투자사업별 향후 계획 자료를 보면 두 공사는 2018년까지 비유망 자산으로 평가된 21개 사업에 향후 4조2856억원을 계속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유망 자산은 실패해 철수·종료됐거나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분류되는 사업 자산이다.

전 의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비핵심 사업으로 매각이 불가피한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CNG) 충전소 및 실린더(저장용기 제조) 사업, 모잠비크 마푸토(도시가스 배관) 3개 사업에 110억원을 계속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실패한 미얀마 AD7 탐사사업(가스·유전 탐사)에 80억원, 상업성이 없어서 종료 수순을 밟는 캐나다 우미악과 우즈벡 우준쿠이 사업(가스·유전 탐사)에도 1800억원을 계속 투자할 예정이다.

전 의원은 석유공사가 우즈벡 서페르가나·취나바드(가스·유전 탐사)와 콜롬비아 EPE-7(가스·유전 탐사)에 470억원의 추가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기업들은 사업 철수에 필요한 비용에다 상업성이 낮은 사업장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세워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이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석유공사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10개의 탐사사업에 참여해 미이행 부과금을 포함, 총 3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도 이슬람국가(IS)와 이라크 정부군의 전투 격화로 가스공사가 아카스와 만수리아 지역 가스 개발에 투자한 4500억원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는 캐나다 하베스트 정유부문 자회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 인수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추궁했다. 홍 의원은 “당시 최경환 장관을 만나 하베스트 측에서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까지 포함해서 인수하라고 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더니 ‘잘 검토해서 추진하라고 답했나”라고 묻자, 강 전 사장은 “그런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자원외교를 명분으로 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개발 펀드도 손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의원이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아 정리한 자료를 보면 유가스전에 주로 투자하는 자원개발 1호 펀드(트로이카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159억원, 2호 펀드(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는 8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호준·조미덥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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