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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가연의 어떤씨네] 연기돌, 2막의 시대…도경수-민아를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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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관객의 마음을 노리는 도경수(엑소 디오) 걸스데이 민아 설리(왼쪽부터)./더팩트DB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연기돌'(연기+아이돌)은 가수면서 동시에 연기를 하는 아이돌을 말한다. 한때는 '연기돌'이라는 말이 독특하게 들렸지만, 이제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돌'들의 활약을 찾지 않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연기돌'의 영역 확장은 옛일이 아니다.

해가 갈수록 '연기돌'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아이돌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스크린도 '연기돌 시대' 1막에서 벗어나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빅뱅의 최승현과 미쓰에이 수지 등 줄곧 활약했던 이들 이외에 새로운 얼굴이 스크린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빅뱅의 최승현이 '포화속으로'(2010년)의 조연으로 시작해 '동창생'(2013년)으로 주연 자리를 꿰차더니 올해 '타짜-신의 손'에서는 신세경 김윤석 유해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 배우로서 역할을 다했다.

지난 2012년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 이미지'로 혜성같이 등장한 미쓰에이 수지는 대표적인 '연기돌'이다. 영화에서 시작해 드라마로 영역을 넓힌 수지는 KBS2 '빅'(2012년) MBC '구가의서'(2013년)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스크린 데뷔 2년 만에 류승룡 김남길 등과 '도리화가'에 주연으로 캐스팅돼 한창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

매년 한 명씩 빛나는 '연기돌'을 발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는 '변호인'에서 활약한 임시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임시완은 '변호인' 이후 MBC '트라이앵글' tvN '미생' 등 드라마에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임시완이 차기작이 기대되는 '연기돌'로 손꼽힌다. 최승현과 수지 임시완 그리고 소녀시대 윤아 등 대표적인 '연기돌'에 이어 후발주자로 나선 이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카트'의 도경수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민아는 새로운 '연기돌'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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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돌'로 활약하고 있는 엑소 디오./'카트' 스틸


올해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 장재열(조인성 분)의 또 다른 자아 한강우로 열연하며 눈도장을 꾹 찍은 도경수는 드라마에 앞서 '카트'로 연기 신고식을 먼저 치렀다. 드라마보다 영화 촬영이 먼저 진행됐으므로 영화가 도경수의 연기 데뷔작인 셈이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이미 호평받은 그는 '카트'에서도 제게 주어진 몫을 다 하면서 또 다른 '연기돌'의 가능성을 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갑자기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카트'에서 마트에 다니는 엄마 선희(염정아 분)의 아들 태영 역을 맡은 도경수는 모자라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다. 가난이 싫어 아르바이트하게 되면서 비뚤어지는 모습부터, 나중에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와 화해하는 등 다소 복잡한 감정선임에도 도경수는 무대 위의 화려한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라는 사실을 잊게 하듯 연기자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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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민아./영화 스틸


요즘 가장 '핫'한 그룹 걸스데이 민아도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 영화에서 보미 역을 맡은 민아는 조재윤과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분량은 적지만 민아는 특유의 톡톡 튀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원조 연기돌'이라고 할 수 있는 에프엑스 설리는 '패션왕'으로 영화 주연 도전에 나선다. 아역 연기자로 시작해 이미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년) '오 마이 레이디'(2010년)에 출연한 설리는 주원과 함께 '패션왕'을 이끌어 나간다. 설리가 맡은 역할은 미모를 버린 전교 1등 은진이다. 설리는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영화 촬영에 몰입했다고 하니 결과물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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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션왕'으로 주연 배우에 도전한 설리./영화 '패션왕' 포스터


처음 '연기돌'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무수히 쏟아졌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아무래도 연기력을 갖추지 못한채 인기에 힘입어 스크린을 장악해 실력 있는 신인 배우가 설 기회를 빼앗는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 준비 안 된 '연기돌'들이 연기자 자리를 메웠고 그런 비판은 점점 심해졌다.

시대가 바뀌고 '연기돌'들이 점점 자신의 능력을 키우면서 비판보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추세다. 게다가 아무래도 국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이 작품에 출연하면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제작사와 영화 관계자들은 간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맞다 보니 '연기돌'의 활약이 더 늘고 있다.

충무로 제작사 관계자는 "'연기돌'은 아이돌이라 아니라 연기 잘하는 한 명의 신인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요즘에는 아이돌 대부분이 연기 연습까지 받아서 연기를 못하는 '연기돌'보다 잘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인지도 있는 이들이 출연하면 작품 횽보 효과가 커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연기력이 보장된 경우에만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기돌'들이 신인 배우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하는데 제작사나 배급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연기돌'을 캐스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영화의 경우 대부분 조연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드라마보다 캐스팅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기돌'에 대한 대중의 잣대는 신인 배우보다 엄격하다. 인기에 힘입어 캐스팅 기회가 더 많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한 번의 성공으로 누구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맞다. 원조 '연기돌'들이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좋은 선례를 남긴 만큼, 후발주자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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