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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장균 시리얼 먹고 복통·장염"…'피해자' 법적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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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에 200여명 제보…아이 키우는 부모가 대부분

뉴스1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 동서식품 진천공장에서 생산된 시리얼 제품들에 대한 대장균군 적합 여부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 News1 남궁형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아이가 장염에 걸렸는데 대장균 시리얼 때문인 것 같아요".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요즘 뉴스를 보고 아이에게 시리얼을 먹이지 않기로 했다.

A씨는 동서식품에서 나온 시리얼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가 건강식이라고 생각해 아이가 유치원생일 때부터 우유와 함께 먹였다.

그런데 시리얼을 먹은 아이는 복통과 구토증상을 보이곤 했고 최근 '대장균 시리얼' 뉴스가 보도되면서 아이에게는 일체 시리얼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B씨도 아이의 편식 때문에 지난 5년간 '오레오 오즈'와 '포스트아몬드 후레이크'를 먹였는데 그동안 아이는 장염으로 입원하기 일쑤였다.

21개월 아기를 키우는 C씨는 그동안 오레오 오즈를 간식으로 먹였는데 아기가 원인모를 장염에 걸리는 일이 잦아 동네 소아과를 들락거려야 했다.

D씨는 자신이 밀가루 음식을 먹고 수유를 하면 아기 얼굴에 좁쌀 만한 두드러기가 나는 것을 보고 시리얼 등을 먹은 후부터는 아기 변에서 가끔 피가 묻어 나왔다.

아이들만 증상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한 40대 남성은 지난 8월부터 식사대용으로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를 주식처럼 먹었는데 복통과 설사증세를 호소했다.

휴가를 내고 병원을 찾은 그는 "초음파를 찍어보니 소장까지 땡땡 부어있다. 보통 균에 감연된 게 아니다"라는 의사 소견과 함께 장염 진단을 받았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장염에 걸려본 적이 없고 평소 무대에 서는 일이 많아 컨디션 관리 때문에 음식을 가렸는데 시리얼을 먹고 이같은 증상을 앓았다"고 말했다.

증상을 호소한 이들은 "그동안 아이가 아픈 거랑 시리얼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대장균 시리얼 뉴스를 나오고 난 후부터는 이런 증상들이 시리얼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에 따르면 지난 16~22일 전국에서 경실련으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200여건에 달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동서식품 시리얼 4개 품목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주로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로 증상은 복통과 장염, 두드러기 등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피해사례 분석, 법적검토 등을 거쳐 피해자를 선별하고 이들과 함께 동서식품을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충북 진천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자가품질검사를 통해 대장균군을 확인하고도 폐기하지 않고 이를 다른 제품들과 섞어 유통시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서식품이 생산한 시리얼 18개 전품목 139건을 시중에서 수거·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제품에서 대장균군은 검출되지 않았다.

대장균이 검출된 최종 완제품 3개 품목, 26건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오레오 오즈는 시중에 유통된 제품이 없어 검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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