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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차휴가 하루도 채 안쓰는 은행연합회 직원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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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은행연합회(연합회) 직원들의 1인당 연차휴가 사용일은 하루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위원회의 연합회 종합검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연합회 직원 131명은 지난해 1인당 평균 21.4일의 연차휴가 중 사용하지 않은 휴가일수가 20.8일이었다. 연차휴가 사용일이 0.6일에 불과했던 것이다. 대신 직원들은 1인당 평균 591만원을 휴가 보상금으로 받았다. 2012년에는 직원 1인당 평균 21.9일중 0.8일만 휴가를 내 567만원을 받았다. 연합회가 연차휴가 보상금으로 지급한 돈은 2년간 14억8800만원이나 됐다.

이처럼 은행연합회 직원들이 연차휴가를 쓰지 않은 것은 연차휴가 외에 직급에 따라 주어지는 연 3~5일의 특별휴가가 있기 때문이다. 무급휴가인 특별휴가를 여름휴가나 개인사정에 맞춰 소진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상금이 나오는 연차휴가는 쓰지 않은 것이다. 또 연차휴가 보상금을 연초에 선불 형식으로 받다보니 연차휴가를 쓰게 되면 보상금을 반납해야 하는 부담으로 연차휴가 사용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위는 지적했다.

보상금도 넉넉했다. 통상 연차휴가 보상금은 시간당 통상임금의 1~1.5배를 인정하는 일반 직장과 달리 1.83배를 적용했다. 은행연합회는 또 휴가 사용 여부·기간에 상관 없이 지난해 직원 139명에 대해 7250만원(1인당 52만원)을 휴가 보조비로 정액 지급했다.

과거 휴가를 쓰기 어려운 직원을 위해 여름휴가 명목으로 인정하던 특별휴가가 많은 직장에서 사라졌지만 은행연합회에는 남아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여름휴가가 다 연차휴가에서 소진된다”며 “예전에야 회사 입장에서 휴가 쓰는 것보다 일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요즘은 비용 부담이 커 강제로 연차휴가를 쓰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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