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日 후지필름 에볼라로 부활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일본 후지필름이 ‘에볼라 바이러스’ 덕분에 되살아나고 있다. 옛 아날로그 필름 시대의 명가(名家)가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도래하며 잃어버린 명성을 신약 독감치료제 ‘아비간(aviganㆍ사진)’으로 되찾고 있어 주목된다.

▶‘아비간’ 에볼라 치료제 후보로 부상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유행성감기 치료제가 에볼라 환자용 잠재적 치료제로 드러나면서, 새내기 제약사를 세계 관심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했다”며 ‘제약사’ 후지필름을 소개했다.

지난 3월 일본에서 감기 치료제로 승인받은 ‘아비간’은 감염 세포내에 바이러스성 유전자의 복제를 막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 기능이 에볼라, 웨스트 나일,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등 다른 질환에서도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실제 에볼라에 감염됐던 프랑스 간호사가 아비간을 처방받고 이달 초 완쾌했다. 프랑스와 기니 정부는 11월부터 이 약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후지필름은 2만명분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고모리 CEO의 뼈를 깍는 혁신 = 후지필름을 제약사로 인식하는 이는 아직 드물다. 아직도 수동카메라 필름 회사란 인식이 강하다. 전세계 수동카메라 필름 수요는 2000년에 정점을 찍은 뒤 디지털카메라 등장과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전성기의 12분의 1까지 줄어들었다.

2003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고모리 시게타카(75ㆍ사진) CEO는 생존을 위해 뼈를 깍는 혁신을 단행했다. 고모리 CEO는 필름 매출 하락을 상쇄시키기 위해 제약, 화장품을 자회사로 설립했다.

헤럴드경제

후지필름의 대담하고 빠른 ‘환골탈퇴’는 종종 사업 다각화의 성공모델로 꼽힌다. 일본 대표기업 소니가 구조조정, 비용절감의 함정에빠져 혁신에 실패한 것과는 달랐다. 고모리 CEO는 “한번에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걸리고 상처는 점점 더 커진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구조조정은 크게 두차례 단행됐다. 2006년 사진필름사업 위축으로인해, 2009년 금융위기 여파 때문이었다. 두차례에 걸쳐 1만명을 감원하고, 구조조정 비용으로 33억달러를 투입했다.

신성장 동력은 6가지였다. 그 중 화장품은 필름 화학 기술과 중첩되는 분야다. 예컨대 사진의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 기술을 활용해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제품 ‘아스타리프트’를 만들었다.

2008년 중견 제약사 토야마케미컬을 14억달러에 인수했다. 공장 효율성을 개선해 토야마케미컬은 이후 3년간 연속 수익을 냈다.

현재 제약, 화장품, 의료장비 등 후지필름의 헬스케어 사업은 전체 매출 2조4000억엔 가운데 16%를 차지하고 있다. 복사기와 사무용품 다음으로 두번째로 비중이 크다. 2018년까지 헬스케어 사업 매출을 현재의 세배인 1조 엔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또 현재 60%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5년 내 80%로 확대할 계획이다.

/jsh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