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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오타와 영웅’된 국회 경비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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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받고 스러진 시릴로 상병…괴한 막고 사살한 비커스 병장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22일(현지시간) 벌어진 총격전에서 목숨을 걸고 국회의사당을 지킨 경비병 2명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무장괴한이 쏜 총에 사망한 네이튼 시릴로<사진> 상병과 의원 총회장 앞에서 괴한의 침입을 온몸으로 막고 결국 사살시킨 케빈 비커스 병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총회장에서 연설 중이던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물론 의사당에 있던 30여명의 의원들이 무방비 상태로 괴한의 공격을 받을 뻔했다.

헤럴드경제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시릴로는 22일 오전 국회의사당에 침입한 괴한의 총격을 받은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RCMP)의 길스 미처드 치안감은 “지금 우리는 시릴로 상병과 그의 가족의 아픔을 함께 한다”며 시릴로 상병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당국은 동해밀턴에 있는 시릴로의 자택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보호 조치를 취했다.

시릴로 상병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어린 아들을 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의 친구인 매리 마이클은 “네이튼은 좋은 사람이었다”며 “그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베풀려 했고, 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국립전쟁기념관을 지키는 군인들은 의장대 소속으로 시간단위 교대로 근무를 선다. 이들은 권총을 소지하고 있지만 장전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릴로와 함께 의회총회장 바로 앞에서 괴한의 침입을 막아낸 케빈 비커스의 용맹함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현지 언론 토론토스타는 “의회 무장군인 케빈 비커스가 오타와의 영웅”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RCMP) 소속의 베테랑 대원인 비커스는 의회 총회장 코커스룸으로 난입하는 괴한을 총으로 쏴 쓰러뜨렸다.

당시 하퍼 총리는 연설 중이었고 총격전은 코커스룸 바로 밖에서 벌어졌다. 토니 클레망 캐나다 재무장관은 로이터통신에 “총리가 연설을 하던 중 ‘쿵’하는 소리가 들렸고 요란한 총소리가 이어졌다”면서 “회의장 출입문 바로 바깥이었다”고 말했다.

191㎝의 건장한 체격의 비커스가 괴한과 대치한 사이 하퍼 총리는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왔고 의원들도 긴급 대피했다.

야당 신민주당(NDP)의 크레이그 스콧 의원은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의 생명과 안전은 비커스의 희생 덕분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커스가 전곤과 검을 찬 채 고풍스런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안보를 위해 뛰어들었다”며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패키 내시 NDP의원도 “우리는 진정으로 비커스에 감사한다”며 “매우, 매우 용감했다”고 말했다.

비커스는 수십발의 총격전에도 별다른 부상없이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에서는 두 영웅에 대한 애도와 찬사의 물결이 일고 있다.

시릴로 사망 소식에 “명복을 빈다”는 댓글이 쏟아지고, 시릴로 소속 부대 앞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부대 정문 앞에 헌화하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비커스에 대해서는 “그의 용기로 오타와는 더 안전하고 더 강해질 것”이라며 “비커스는 진정한 영웅”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한편 하퍼 총리는 캐나다 의사당 무장괴한 총격난입에 대해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와 의회는 정상적인 기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하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너무나 잔인무도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미국민의 유대감을 강조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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