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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내 동생이 칠성파야” 파마 값 갈취한 60대 할머니 등 부산 동네폭력배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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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상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돈을 뜯어낸 동네 폭력배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경찰청은 서민을 괴롭히는 일명 ‘동네조폭’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244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41명이 구속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9월 3일부터 100일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폭력배들은 대부분 상인들의 약점을 잡아 수년간 폭행과 갈취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금정구 서동에서 일명 ‘서동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모씨(36)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서동시장 일대에서 무허가 영업을 하는 식당, 주점, 노래방 등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 영업방해, 금품갈취 등을 일삼다 구속됐다. 이씨와 함께 검거된 뒤 불구속 기소된 고모씨(55)는 상인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행패를 부렸다가 구속됐다. 경찰은 “용기를 내 신고를 한 무허가 상인에 대해서는 면책심의회를 거쳐 면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모씨(57)는 부산 중구 대청동 일대에서 영세상인 50명에게 문신과 칼자국을 보이면 폭행과 협박을 일삼다 구속됐다.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았던 이씨는 이 동네 토박이로 피해자들이 본인과 가족에 대한 보복을 우려해 경찰이 수사에 애를 먹었다.

부산 구포역 일대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약자와 길거리 성매매 여성 등을 상대로 3년간 1100만원을 뜯어낸 노숙자 이모씨(39)의 경우도 피해자들이 보복이 두려워 부인하는 것을 경찰이 설득 끝에 검거했다.

김모씨(63·여)는 부산 동구 수동정의 한 미용실에서 파마를 한 뒤 “나 교도소에서 막 출소했다. 칠성파에 동생이 있는데 부른다”며 미용비를 내지 않는 등 동네상인들을 상대로 돈을 뜯거나 영업을 방해했다가 구속됐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한 50대 남성은 고스톱에 끼워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리창을 부수고 동네 주민을 상대로 행패를 부리다 구속됐다.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한 50대 남성은 고의로 개에게 물려 치료비를 받아내려고 애완견을 안고 산책하는 주민에게 “물어봐”라며 시비를 걸고 주민이 자리를 피하자 흉기로 협박을 했다가 구속됐다.

동네 폭력배 가운데는 밥값, 술값 등을 내지 않거나 돈을 빼앗은 경우가 7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 과정에서 업무를 방해한 사례가 71건이나 됐다. 또 상인과 동네 주민을 폭행(42건)하거나 협박(22건)하고 기물을 부순 사례(7건)도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 전과 20범 이상인 사람이 90명이나 됐고 전과 60범인 폭력배도 있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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