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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전문의 칼럼] '한번을 해도 제대로 하는 잇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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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욱 유디치과 대표원장]치과에서 구강검진을 해보면 잇솔질을 제대로 하고 있는 환자분들이 매우 드물다. 그런데 본인이 잇솔질을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분도 마찬가지로 매우 드물다.

이데일리

“환자분은 잇솔질이 너무 안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네? 하루에 두세 번 꼭 하는데요!”라고 억울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하루에 두 세 번’이라는 단순한 원칙이 올바른 잇솔질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잇솔질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333 법칙’이다. ‘하루 세 번, 식후 3분 안에, 3분 동안’ 잇솔질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칙은 이제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33 법칙은 하루에 세 번만 잇솔질을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는 보통 하루 세끼의 식사 외에도 간식과 야식, 그리고 커피와 음료수 등 여러 번 음식을 섭취한다. 그래서 하루 세 번이라고 회수를 정하는 원칙은 옳지 못하다. 음식을 섭취할 때마다 매번 잇솔질을 하는 것이 맞다. 식사와 간식, 그리고 차를 마시는 회수 등을 포함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도 최소한 하루에 5번 이상은 잇솔질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3분이라는 시간을 정해놓고 닦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같은 잇솔질을 패턴을 3분 동안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3분동안 닦으라는 뜻은 비슷한 동작을 3분동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위 아래 앞니부터 어금니까지 모든 치아를 구석구석 세밀하게 닦다보면 최소한 3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 종일 너무 바빠 음식을 섭취할 때 마다 매번 잇솔질을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분께는 낮동안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최소한 잠들기 전 딱 한 번은 반드시 제대로 잇솔질을 하라고 권유한다. 밤 동안 입 안은 빛이 들지 않고, 환기도 되지 않는 따뜻한 곳에 오염된 물(타액)이 고여있는 것과 같은 환경이 된다. 당연히 밤새도록 부패할 수 밖에 없다. 아침에 입냄새가 심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치주염이나 치아우식증(충치)이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한편 잇솔질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절대로 닦을 수 없는 부위가 있다. 바로 치아와 치아가 맞닿은 부위, 즉 치아의 옆면이다. 이 부위에 음식 찌꺼기가 굉장히 많이 축적되며 치주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이곳의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치실’을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기나 나물이 꼈을 때와 같이 특별한 경우에만 치실을 사용한다. 그러나 치실은 이런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매일 매일 칫솔로 닦을 수 없는 치아의 옆면을 닦아주기 위해 개발된 도구이다. 따라서 음식이 특별하게 끼지 않았더라도 매번 잇솔질 후에 치실로 모든 치아의 옆면을 깨끗이 닦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치실을 사용하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치아 여러 개를 연결한 브릿지나 교정 장치를 한 곳에는 치실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차선으로 치간칫솔을 사용하거나, 물을 강한 압력을 쏘아 치아 사이를 깨끗하게 하는 제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잇솔질을 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어떤 환자들의 경우 칫솔을 옆으로만 열심히 문지른다. 그럴 경우 치아의 특정 부분만 닦이고, 닦이다 못해 패이게 돼 시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올바른 잇솔질 방법은 ‘잇몸에서부터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하듯이 쓸어 내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힘의 세기가 아니라 칫솔모가 치아 사이 사이에 들어가게 요령껏 돌려서 닦는 것이다. 또한 가장 안쪽의 어금부터 앞니까지 차례로 치아의 씹는 면, 바깥 면, 그리고 안쪽 면으로 면을 구분하여 따로 닦아주면, 치아우식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환자들 중에는 잇솔질이 잘 안되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전동 칫솔을 사용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반문하는 분들도 많다. 전동칫솔은 장애나 사고 등으로 인해 잇솔질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장치이다. 잇솔질을 편리하게 해줄 뿐이지, 잇솔질 자체가 일반 칫솔보다 더 잘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잇솔질 방법을 묻는 환자분들에게 언젠가부터 단 한가지 원칙만 제시한다. ‘칫솔이 닿지 않고 지나치는 곳이 없도록 꼼꼼하게’ 닦으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가장 뒤쪽의 치아부터 하나하나 따로 닦는 느낌으로 닦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이 닦는 순서를 정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빠짐없이 모든 치아를 닦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라도 나만의 잇솔질 원칙을 정해 실천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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