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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갑자기 물체 겹쳐보이고 두통 심하면 '뇌졸중'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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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잘못 알려진 것이 많아 주의해야...증상 나타나면 병원 찾아 적절한 치료 받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오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뇌졸중 예방과 적절한 응급치료를 통해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로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적으로 뇌졸중 증상에 대한 인식이 낮아 치료시기를 놓쳐 고생을 하는 환자들이 많다.

허춘웅 명지성모병원 원장은 “뇌졸중은 단일 질환 중 한국 성인 사망원인의 첫번째로 손꼽히는 질환으로 발병 후 반신마비 등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뇌졸중에 대한 올바른 의학정보를 숙지해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춘웅 원장의 도움말로 일반인에 잘못 알려진 ‘뇌졸중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 날씨가 추우면 뇌졸중에 잘 걸린다?

‘수은주가 내려가면 뇌졸중 위험도는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커지면 뇌혈관 수축이 일어나고 혈압이 올라갈 우려가 있다. 필자의 임상 경험을 돌아보아도 11월이나 3~4월의 꽃샘추위 때 유난히 뇌졸중을 의심하고 찾아오는 내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통계청의 뇌졸중 월별 사망 통계를 보면 계절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분이 부족해 혈액이 끈적해지는 여름에도 뇌졸중이 발생한다. 에어컨의 잦은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가 급격하게 달라 갑작스럽게 뇌혈관이 수축하는 것이다. 또한 뇌경색 발병은 생활습관이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특별히 계절을 가리지는 않는다.

◇ 뇌졸중은 발병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뇌졸중은 발병하기 전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전조증상들이 있다. 평소에 미리 기억해두고 비슷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병원을 찾는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 대표 전조증상

●갑자기 한쪽 눈이나 양쪽 눈에 이상이 생긴다 = 물체가 잘 보이지 않거나 두개로 보인다. 또는 한쪽 눈만 보이거나 물체가 절반만 보이기도 한다. 접시 우측에 고기가 있고 좌측에 생선이 있어도 한쪽만 보여 다른 음식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도 한다.

●갑자기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조정을 못한다 = 똑바로 서기 힘들고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면서 잘 걷지 못한다

●갑자기 말하고 듣는 것에 문제가 생겨 혼란스러워한다 =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생각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혀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말을 더듬는다. 말은 잘하나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 있다 =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하기도 한다. 특히 뇌압이 갑자기 상승되거나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극심한 두통이 생긴다.

●갑자기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온다 = 대체로 신체 한쪽만 마비가 생긴다. 아예 움직이지 못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저리는 듯 몸의 한쪽 감각이 둔해지기도 한다. 또는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져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치기도 한다.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다 = 땅이나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 주변은 가만히 있는데 나 혼자 돌고 있는 것 같고 현기증이 난다. 귀에서 소리가 날 때도 있다. 심하면 구토를 한다.

◇ 뇌졸중에 걸리면 누구나 마비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마비 때문이다. 하지만 뇌졸중에 걸렸다고 꼭 마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뇌의 표면적은 신문지 한 장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뇌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경세포와 신경섬유로 구성돼 있다. 또한 수없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뇌 부위가 담당하는 역할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운동신경 부위가 아닌 곳에서 출혈이나 경색이 발생한다면 신체 마비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운동신경이 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마비를 동반하는 뇌졸중이 많은 것이다.

◇ 아이들은 뇌졸중에 안 걸린다?

아이들도 뇌졸증에 걸린다. 소아뇌졸중이라고 불리우는 ‘모야모야병’은 심장에서 피를 공급받아 뇌로 전달하는 경동맥의 안쪽 벽이 점점 두꺼워져 경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10세 이하의 어린이와 30~40세의 두 연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특히 4세 중심의 소아에서 많이 발병하고 그 다음이 34세 중심의 성인에서 많이 발견된다.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정도 발병률이 높다. 모야모야병은 초기에 가벼운 뇌경색 증상을 보인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뇌졸중을 노년층 질환으로 치부하고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도 뇌졸중에 걸릴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는 손을 따면 된다?

“선생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손을 따야 한다면서요? 저는 몰랐어요.”라고 잘못된 상식을 사실인 양 이야기하는 보호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터무니없는 지식은 모르는 것이 약이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의 손을 따면 피가 잘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손을 따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라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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