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잘못 알려진 것이 많아 주의해야...증상 나타나면 병원 찾아 적절한 치료 받아야
허춘웅 명지성모병원 원장은 “뇌졸중은 단일 질환 중 한국 성인 사망원인의 첫번째로 손꼽히는 질환으로 발병 후 반신마비 등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뇌졸중에 대한 올바른 의학정보를 숙지해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춘웅 원장의 도움말로 일반인에 잘못 알려진 ‘뇌졸중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 날씨가 추우면 뇌졸중에 잘 걸린다?
‘수은주가 내려가면 뇌졸중 위험도는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커지면 뇌혈관 수축이 일어나고 혈압이 올라갈 우려가 있다. 필자의 임상 경험을 돌아보아도 11월이나 3~4월의 꽃샘추위 때 유난히 뇌졸중을 의심하고 찾아오는 내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통계청의 뇌졸중 월별 사망 통계를 보면 계절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분이 부족해 혈액이 끈적해지는 여름에도 뇌졸중이 발생한다. 에어컨의 잦은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가 급격하게 달라 갑작스럽게 뇌혈관이 수축하는 것이다. 또한 뇌경색 발병은 생활습관이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특별히 계절을 가리지는 않는다.
◇ 뇌졸중은 발병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뇌졸중은 발병하기 전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전조증상들이 있다. 평소에 미리 기억해두고 비슷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병원을 찾는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 대표 전조증상
●갑자기 한쪽 눈이나 양쪽 눈에 이상이 생긴다 = 물체가 잘 보이지 않거나 두개로 보인다. 또는 한쪽 눈만 보이거나 물체가 절반만 보이기도 한다. 접시 우측에 고기가 있고 좌측에 생선이 있어도 한쪽만 보여 다른 음식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도 한다.
●갑자기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조정을 못한다 = 똑바로 서기 힘들고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면서 잘 걷지 못한다
●갑자기 말하고 듣는 것에 문제가 생겨 혼란스러워한다 =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생각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혀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말을 더듬는다. 말은 잘하나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 있다 =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하기도 한다. 특히 뇌압이 갑자기 상승되거나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극심한 두통이 생긴다.
●갑자기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온다 = 대체로 신체 한쪽만 마비가 생긴다. 아예 움직이지 못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저리는 듯 몸의 한쪽 감각이 둔해지기도 한다. 또는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져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치기도 한다.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다 = 땅이나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 주변은 가만히 있는데 나 혼자 돌고 있는 것 같고 현기증이 난다. 귀에서 소리가 날 때도 있다. 심하면 구토를 한다.
◇ 뇌졸중에 걸리면 누구나 마비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마비 때문이다. 하지만 뇌졸중에 걸렸다고 꼭 마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뇌의 표면적은 신문지 한 장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뇌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경세포와 신경섬유로 구성돼 있다. 또한 수없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뇌 부위가 담당하는 역할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운동신경 부위가 아닌 곳에서 출혈이나 경색이 발생한다면 신체 마비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운동신경이 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마비를 동반하는 뇌졸중이 많은 것이다.
◇ 아이들은 뇌졸중에 안 걸린다?
아이들도 뇌졸증에 걸린다. 소아뇌졸중이라고 불리우는 ‘모야모야병’은 심장에서 피를 공급받아 뇌로 전달하는 경동맥의 안쪽 벽이 점점 두꺼워져 경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10세 이하의 어린이와 30~40세의 두 연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특히 4세 중심의 소아에서 많이 발병하고 그 다음이 34세 중심의 성인에서 많이 발견된다.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정도 발병률이 높다. 모야모야병은 초기에 가벼운 뇌경색 증상을 보인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뇌졸중을 노년층 질환으로 치부하고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도 뇌졸중에 걸릴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는 손을 따면 된다?
“선생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손을 따야 한다면서요? 저는 몰랐어요.”라고 잘못된 상식을 사실인 양 이야기하는 보호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터무니없는 지식은 모르는 것이 약이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의 손을 따면 피가 잘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손을 따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라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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