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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펜젤러가 마주한 구한말 조선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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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사진 120여장 일반에 공개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배재학당(培材學堂)의 설립자인 미국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1858~1902)는 구한말 조선의 모습을 틈틈이 일기와 사진으로 남겨놓았다. 미국·영국·러시아 공사관과 이화학당의 모습 등 1890년대 그의 앨범에 보관되어 있던 사진 120여장이 일반에 공개된다. 24일부터 서울 정동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회 '아펜젤러의 친구들: 100여 년 전 서양인들의 서울 생활'이다.

1885년 아펜젤러는 먼저 입국한 미국 의사 겸 선교사 윌리엄 스크랜턴(1856~1922)의 집을 빌려 두 칸짜리 방의 벽을 헐고 교실을 만들어 한국 학생 2명과 함께 수업을 시작했다. 오늘날 한국 근대 학교의 시초로 불리는 배재학당의 시작이었다. 이듬해 고종(高宗)은 '인재를 기르는 곳'이라는 의미로 배재학당이라는 현판을 하사했다.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과 한글학자 주시경이 모두 1894~1895년 이 학교에서 공부한 동문이다. 아펜젤러는 구한말 조선에 대해 "멀리서 바라본 것만으로 이 나라의 풍부한 자원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어떤 선입견도 가져선 안 된다. 밖에서 보면 마치 동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은 '알리바바 보물의 방'과도 같다"고 자신의 일기에 기록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아펜젤러의 사진첩과 일기, 미국 선교사 헐버트가 1890년대 지은 세계 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士民必知)', 영문판으로 번역된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 등이 전시된다. 또 100여 년 전 정동의 모습을 담은 양방향(兩方向) 미디어 전시와 강연회도 열린다. (02)319-5578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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