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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슈틸리케 약발' 더 강했다…두 마리 토끼 잡은 최용수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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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용수 서울 감독. 최재원기자 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슈틸리케 약발’이 더 강했다.

‘독수리호’ 서울이 16년 만에 FA컵 정상에 설 기반을 마련한 건 최용수 감독의 심리적인 조련이 한몫했다. 최 감독은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4강 상주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소속팀과 태극마크에 대한 간절함을 강조했다. 앞서 박항서 상주 감독은 “우리는 FA컵 우승을 해도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없다. (서울을 이기면)포상 휴가를 가도록 부대장에게 건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인에게 최고의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최 감독은 이 얘기를 듣고 “상주가 외박이라는 동기부여가 있다면, 우리는 슈틸리케 감독이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FA컵 우승의 의미도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 감독은 상주전을 준비하면서 선수 스스로 깨어나는 데 주력했다. 정규리그 우승도 멀어졌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도 탈락한 가운데 FA컵 우승은 최대 목표다. 또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방문하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다. 슈틸리케호 1기에 합류한 김주영 차두리 뿐 아니라 고요한 고명진 김진규 등도 잠재적인 후보군이다.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킥오프 8분 만에 김진규가 장기인 대포알 같은 프리킥을 시도했고, 상주 크로스바 맞고 흐른 공을 김주영이 차 넣어 결승골로 연결했다. 이 뿐 아니라 고명진과 고요한이 자리한 2선의 연계 플레이도 어느 때보다 견고하고 빨랐다. 각자 잘하는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까다로운 상주 원정 고비를 넘었다.

승장 최 감독은 선수 시절 대표팀 감독이 보는 앞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을 묻는 말에 “솔직하게 동료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무조건 골을 넣으려고 했다. 자칫 나를 따라할까봐 우려했는데, 자기 포지션에서 충실했다. 다만 고요한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뛰더라. DNA를 검사해야 할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들과 FA컵 우승 역사를 남기는 게 더 행복한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하나의 역사 창조를 앞두고 축구는 감독의 머리가 아닌 선수의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는 그만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날이었다.

상주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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