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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재계7위 현대重 20년만의 파업결의 "실행은 미지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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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차례 걸친 임단협 실패·2분기 1조원 넘는 영업적자…'산더미 같은 악재']

머니투데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20년만의 파업을 결의했지만 실제 파업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이는 조선업황 불경기에 따른 적자 누적과 권오갑 신임 사장의 스킨십경영에 따른 노사 '화해무드'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후 5시부터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한마음체육관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지난달 23일 시작돼 울산 본사 포함 전체 현대중공업 사업장에서 조합원 1만79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합원 중 1만7906명중 1만313명이 투표한 결과 찬성 1만11명(97.1%)로 찬성률 97.1%를 기록했다. 반대 248표(2.4%), 기권 9표(0.1%), 무효 45표(0.4%)가 나왔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40차례에 걸친 만남을 가진 현대중공업 노사의 합의안 도출은 일견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요구안인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호봉승급분 2만3000원→5만원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개의 조건과 사측의 제시안인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2015년 1월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출연 △월차제도 폐지 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권오갑 신임 사장의 '노조 끌어안기'가 유효했다는 전언이다. 권 사장은 찬반투표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울산 본사 곳곳을 누비며 직원들에게 파업에 동참하지 말아줄 것을 호소했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해 회사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사관계 신뢰구축의 단초를 쌓았다는 평이다.

권 사장의 '화해 제스처'에 이어 김환구 경영지원본부장은 지난 16일 노조 사무실을 찾아 상무집행위원들과 인사하면서 사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20일에는 사측이 공문을 통해 노조 총회성립 방해에 대한 잘못을 시인했고 노조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2분기 실적 역시 노조의 가슴을 무겁게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1조1037억원, 사상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에 따르면 파업 강행시 1일 1000억원대 손실이 누적될 전망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파업 결의' 카드를 들고 보다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회사 사정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3일 실무교섭을 시작으로 오는 24일부터 제41차 임단협을 재개한다. 현대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원만히 교섭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영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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