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접점 없는' 홍콩 시위…결국 파국 치닺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홍콩 민주화요구 시위대가 21일(현지시간) 저녁 홍콩 정부청사 인근 도심에서 정부와 학생단체 간 대화 생중계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홍콩 정부와 시위대 간 대화가 아무 소득 없이 끝나면서 20여일 이어진 도심 점거 시위에 따른 정부와 시위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학생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 측의 알렉스 초우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오전 전날 대화성과가 없었다고 밝히면서 "정부가 실질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해 매우 실망했으며 점거 지역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홍콩 행정장관 선거 관련 계획, 기본법 수정 여부, 시민의 직접적인 행정장관 후보 지명 등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와의 2차 대화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오히려 뒤로 반보 물러나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그들이 제시한 해결 방안들은 너무나 터무니 없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정부도 학생단체 측과 대화 후 성명을 통해 "최대한의 성의를 보여주며 학생단체들과 솔직하고 의미있는 대화를 했다"며 "학생단체들이 제시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답했다"고 말했다.

성명은 "그러나 학생단체가 대화 후 발표한 입장에 대해서는 실망"이라고 입장차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몽콕에서 대화 상황을 중계로 보던 시위대중에도 일부는 "어떠한 수확도 없다. 철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반면 일부는 "학생들의 요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시위대는 조속히 해산해야 한다"고 밝혀 온도차를 나타냈다.

이 날 몽콕에서 점거 시위를 벌이던 한 학생은 "대화가 시작된다고 했을 때부터 어떤 기대감도 없었다"며 "정부가 학생과 시민들의 요구에 정면돌파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드미럴티 지역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 인사도 "정부가 민심을 담은 보고서를 중국 정부에 제출한다고 밝혔는데 그들이 홍콩 민심을 이해할 수 있겠냐"며 "만약 양측간 대화에 진전이 없을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시위를 반대하는 측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날 학생들의 시위를 반대한다고 밝힌 한 인사는 "학생들이 이미 자신들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사람들의 동정표를 얻었다"며 "홍콩정부가 어떤 일을 하던지 모두 중국 정부에 귀속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조속히 점거 지역을 떠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反)센트럴점거대연맹 측은 도심 점거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연맹측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9일동안 경찰의 행동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주부터 애드미럴티, 몽콕 등 지역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각 당사자들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중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민일보는 22일 ''센트럴 점거'의 법에 위배되는 요구는 출구가 없다'는 논평을 통해 "전날 오후 6시 홍콩 정부와 학생 대표가 대화를 할 때만 하더라도 홍콩시민들은 24일간 이어진 '센트럴 점거' 운동을 끝내는 데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홍콩 학생연맹 측이 제시한 전인대의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결정안 철회, 홍콩시민의 직접적인 후보 지명 등의 요구는 모두 기본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입장에 어떠한 변화도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논평은 "홍콩 정부가 2주전 대화를 제안했지만 학생단체의 법을 넘어서는 요구로 어쩔 수 없이 결렬됐다"며 "정부가 다시한번 '기본법'의 틀 안에서 대화하겠다고 강조했음에도 그들은 시민들의 후보 지명이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홍콩 고등법원이 도심 점거 금지령을 내렸다는 것은 '강한 화살도 먼 데까지 날아가 힘이 다하면 비단 구멍조차 뚫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며 "만약 시위대가 일정 시간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 사법처리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홍콩 내부에서는 시위 주축인사를 강제로 진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홍콩의 동방일보 등 언론은 경찰이 조만간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공동 설립자인 베니타이 홍콩대 법대 교수, 찬킨만 홍콩 중문대 사회학 교수, 추이우밍 목사를 비롯, 지미 라이 넥스트미디어 대표, 리축얀 홍콩공당 주석 등 5명을 체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허가되지 않은 집회를 조직하고 도심을 점거한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ejjung@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