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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글로벌 칼럼 | 인공지능, 반세기 지났음에도 여전히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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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연구진들이 컴퓨터의 시각적 인지 능력을 학부생 여름방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것이 지난 1966년이다. 이들은 반세기가 지나도록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ITWorld

컴퓨터 시각(computer vision)이란,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인 컴퓨터가 주변 물체와 환경 속성에 대한 이미지를 분석해서 유용한 정보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이것은 나무이고 저것은 강아지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처럼 사람과 같은 인지 능력을 구현하는 컴퓨터 시각 기술은 인공지능의 상용화에 있어 해결해야 할 급선무 과제 중 하나다.

물론, 그 동안 이뤄온 결과물이 결코 미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안한다면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현재 세일즈포스닷컴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뷰 크로닌은 17일 뉴욕에서 개최된 하둡 월드(Hadoop World) 컨퍼런스에서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었나’라고 묻는다면, 참으로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중요성이 급부상하면서 인공지능 연구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면에서, 특히 컴퓨터가 아직 사람과 같이 사고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직 통상적인 인공지능을 성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계학습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크로닌은 “인공진능의 발전 상태는 측정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평가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한 분야에서는 특출할 수 있지만 다른 한 분야에서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뜻 조차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다. 두 명이 모여 앉아 인공지능에 대해 논의한다고 했을 때, 한 명은 특정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다른 한 명은 흔히 상상하는 자율 로봇을 말하고 있을 수 있다”

인공지능의 가장 대표적인 한계는 바로 ‘어려운 일은 쉽고, 쉬운 일은 어렵다(Hard problems are easy and easy problems are hard)’이라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이다. 즉,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보고, 듣고, 느끼고, 인식하는 모든 일상적인 행위들이 컴퓨터에게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반면,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천문학적 단위의 수를 계산하거나 복잡한 수식을 푸는 것이 컴퓨터에게는 매우 쉽다는 것이다.

모라벡의 역설 이외에도 인공지능 연구는 종종 크고 작은 장벽들로 가로 막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연구원들은 자주 ‘인공지능의 겨울(AI Winters)’라는, 자금이 끊기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 침체기를 겪어야만 했다.
기업, "인공지능이 돈이 된다"

물론, 앞서 설명했던 거대 기업들이 현재 주력 사업의 일환으로 인공지능 연구를 후원하는 만큼, 이전과 같은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크로닌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는 학술적이라기보다는 상용화를 위해 추진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지원을 받으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과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이용 실태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상품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애플은 ‘시리’를, 그리고 IBM은 ‘왓슨’이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업체들은 기계 학습과 딥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들을 맞춤 광고 및 개인화 서비스와 같은 언뜻 보면 평범한 기술에 접목해서 개발하는 중이다. 크로닌은 “특히 왓슨과 시리의 경우,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이라기보다는 서비스와 알고리즘의 ‘통합 프로젝트’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같은 인공지능 연구들은 빅데이터의 성장으로 인해 진척을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로 인해 개발된 각종 통계 및 예측 알고리즘이 인공지능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보다 딥러닝 기술들을 더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늘날의 기술만으로는 진정한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 이대로 괜찮은가?

뉴욕에 소재한 데이터 과학 컨설팅 업체 폴리누머럴(Polynumeral)의 데이터 애널리스트 후안 파블로 벨레즈는 “구글 이미지 등, 많은 딥러닝 프로젝트들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인공지능 연구 대부분은 기업이 상품화를 목적으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일반적인 의미의 인공지능을 실현했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고 비판했다.

50년 전과 비교해 인공지능 연구는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와 비교해 현재의 상대적인 위치를 살펴보면 5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리연구 담당자 얀 리쿤이 말했듯이, “인공지능 연구는 마치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 속을 운전하는 것과 같다”.

이 안개를 우리 대신 꿰뚫어 볼 컴퓨터를 만들기 전까지 당분간은 오리무중 속에서 헤매며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ditor@itworld.co.kr

Joab Jackso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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