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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피폭 감나무, 14년 만에 열매 맺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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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형로 기자]

노컷뉴스

지난 2000년 광주비엔날레 '시간의 소생' 피폭 감나무 심기 프로젝트로 심었던 나가사키 피폭 감나무 2세가 훼손과 재식수의 과정을 거쳐 14년 만에 열매를 맺었다.

나가사키 피폭 감나무 2세는 지난 2000년 4월 4일 광주비엔날레 당시 일본작가 미야지마 다츠오 씨와 명예홍보위원이었던 하정웅 씨가 심은 뒤 지난 2000년 5월 일부 반일 감정을 가진 사람에 의해 훼손돼 고사됐다.

그 뒤 하정웅 씨는 2001년 3월 일본에서 피폭 감나무를 공수해 2차로 심었고 2001년 6월 2차 식수한 감나무 보호를 위해 안전망까지 설치했으나, 2008년 원줄기 훼손으로 죽었다.

누군가에 의해 줄기가 훼손됐다가 가까스로 살아났으나 2008년 7월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누군가에 의해 원줄기가 완전히 훼손돼 고사됐다.

하정웅 씨는 훼손의 위험을 피하려고 2002년 2월 중외공원 내 비밀의 장소에 3차로 심고광주시립미술관의 관리로 14년간 자랐다.

그리고 드디어 광주비엔날레 20주년이 되는 올해 피폭 감나무에서 빨간 열매가 맺었다.

비록 한 개의 감이 열렸지만, 그간 수모에 대해 강한 생명력의 상징이자, 평화를 향한 간절한 기원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광주 시립 미술관 측은 밝혔다.

피폭 감나무는 일본 나가사키 원자폭탄으로 모든 것이 희생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명체로, 그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강한 생명력을 의미한다.

더욱이 한일 양국의 불편한 역사적 배경 아래, 고난을 겪으며 열매를 맺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시간의 소생' 피폭 감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지난 1945년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로 인하여 모든 생물이 사멸(死滅)되었으나 감나무 한그루가 살아남은 데서 시작했다.

1994년 수목(樹木) 의사인 에비누마 마사유키씨가 피폭당한 감나무에서 2세를 연생시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운동을 시작하였고, 1996년 현대미술가인 미야지마 다츠오 씨가 이러한 활동을 예술로써 확장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이어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피폭 감나무 2세"를 체험하기 위한 식목활동을 추진하는 비영리 법인 "시간의 소생" 감나무프로젝트 실행위원회를 발족하여 끊임없는 변화, 연관, 영속개념을 가진 예술프로그램으로 발전,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이어 제3회 광주비엔날레에서도 그 뜻을 함께하고자 기념 식수(2000년 4월 4일)를 하였다.
khn5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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