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송전탑 반대' 음독 주민 10개월만에 영결식(종합)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분향하는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 (밀양=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음독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 유한숙(당시 74)씨 영결식이 22일 오전 밀양시 내이동 밀양농협 장례식장에서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분향하고 있다. 2014.10.22 <<지방기사 참고>> ksk@yna.co.kr


(밀양=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다가 지난해 말 음독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 유한숙(당시 74세)씨 영결식이 사망 10개월 만에 치러졌다.

유씨 영결식은 22일 오전 밀양시 내이동 밀양농협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교 의식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은 고인 약력 낭독, 조사, 유족 인사, 헌화·조문, 발인식 순서로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조사는 김준한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이수호 한국갈등해결센터 이사장, 강명숙 고정마을 이장이 차례로 맡았다.

김준한 공동대표는 "고인이 생명을 바쳐서라도 (송전탑) 문제를 드러내고자 했다"며 "고인 유지를 받든다는 뜻에서 송전탑과 에너지 정책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명숙 이장은 "힘이 없어 철탑을 막아내진 못했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송전탑 경과지 마을 주민들이 앞으로도 힘든 시간을 견디며 이겨나갈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말했다.

조사가 끝나자 유씨 맏아들 동환씨는 "아버지 유지를 잘 받들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며 간단히 인사말을 남겼다.

영결식 참석자들의 헌화·조문 순서에서는 백재현 한전 밀양특별대책본부장과 박기환 송변전건설처장이 참석, 고인에게 묵념을 하고 유족과 인사를 나눴다.

백재현 본부장은 "송전탑 경과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도의적으로 조문하러 왔다"고 말했다.

고인 시신은 밀양시 공설 화장장에서 화장한 뒤 밀양 삼랑진 선산에 안장된다.

한편 유족은 유씨가 사망한 지난해 12월 이후 정부와 한전 책임을 주장하며 장례식을 미뤄왔지만 지난 9월 밀양 송전탑이 사실상 완공되자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장례식 일정을 잡았다.

ks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