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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준PO]군 입대 앞둔 신정락의 조용하지만 뜨거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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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창원=뉴시스】김희준 기자 = LG 트윈스의 옆구리 투수 신정락(27)이 군 입대를 눈 앞에 두고 조용하지만 뜨거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올해 LG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LG 투수 가운데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신정락이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LG의 양상문(53) 감독이 에버렛 티포드를 엔트리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양 감독의 결단 뒤에는 신정락을 그만큼 중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대형 유망주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2010년 LG에 입단한 신정락은 크고작은 부상 때문에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정락이 '만년 기대주'라는 꼬리표와 어느 정도 작별을 고한 것은 지난해였다. 그는 지난해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5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며 정상급 선수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였다.

신정락은 올 시즌 골반 통증이 겹치면서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15경기에 등판해 51⅓이닝을 던지는데 그친 신정락은 1승3패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잠실 NC전에서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으며 7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신정락의 호투는 LG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팀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는 발판이 됐다.

양 감독은 당시 신정락의 투구를 지켜보고 중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초 양 감독은 신정락을 4차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21일과 22일 계속해서 내린 비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이틀 연속 순연되면서 신정락은 전천후 중간계투 요원으로 나설 전망이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신정락은 올 시즌 부상이 겹치면서 부진했던 탓에 이번 가을잔치가 누구보다 간절하다.

평소에도 조용하고 차분하게 말을 하는 신정락의 목소리는 포스트시즌 각오를 밝힐 때에도 차이가 없었다. 물론 그런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에서도 간절함과 뜨거움은 느껴졌다.

신정락은 "올 시즌 초반에 제대로 뛰지 못해 정규시즌에도 내 개인 성적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시즌 초반을 망쳐서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저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4강 싸움을 할 때에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야 내가 한 번이라도 더 던져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뿐이었다"는 말로 포스트시즌 각오를 대신했다.

키플레이어로 꼽힌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나 신정락은 "그저 하던 대로 할 뿐이다"고 담담히 말했다.

적잖은 부담감을 담담히 이겨내고 있는 것을 보니 양 감독이 "신정락이 조금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말한 것이 빈말은 아닌 듯 싶다.

신정락은 "조금 더 편해지고,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옛날에 빠른 볼을 던졌을 때 타자들이 피하는 것을 보면서 즐겼는데 최근 다시 그런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불펜 싸움도 승부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신정락의 역할도 한층 중요해졌다.

그는 "우리 불펜이 좋기 때문에 내가 책임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동료들을 믿고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정락의 컨디션이 어떤지는 커브를 보면 알 수 있다. 6일 잠실 NC전에서도 신정락을 웃게 만든 구위는 커브였다.

그는 "내가 기복이 있는 것을 인정한다.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컨디션이 좋다는 뜻"이라며 "스트라이크존에 던지고 싶어도 빠지면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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