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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나카무라 슈지 교수 "中企서 말도안되는 연구 맘껏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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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소기업에 들어가 자유롭게 말도 안 되는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60)는 21일 경기도 안산 서울반도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벨상 수상은 생각지도 못한 시도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최초로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사키 이사무 일본 메이조대 종신교수(85)와 아마노 히로시 일본 나고야대 교수(54)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서울반도체의 LED 기술고문역을 맡아 왔으며 이날도 연구개발(R&D) 자문을 위해 방한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갈륨나이트라이드(GaN)'라는 재료를 활용해 청색 LED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전에는 '징크셀레나이드(ZnSe)'라는 재료로 청색 LED를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져왔다. 그는 "GaN를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 같은 도전정신은 작은 기업에서 일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에서는 확고한 상하 계급 구조로 인해 자유로운 연구를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사장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펼치기가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 기업인 출신 중 노벨 과학상을 받은 사람들은 나카무라 교수를 포함해 모두 중소기업 직원 출신이다.

이런 점에서 나카무라 교수는 대기업 중심의 한국 산업 구조에 대해 따끔한 조언을 했다. 그는 "일본도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현상은 한국이 더욱 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때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싶었지만 지방에 거주한다는 현실적 제약 때문에 1979년 일본 중소기업인 니치아화학공업에 입사했다"며 "오히려 이 일이 나의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나카무라 교수는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끌어모아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구원들의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청색 LED 개발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당시 회사로부터 2만엔(약 20만원)의 보상금만 받았다. 오늘날 821억달러에 이르는 LED 시장을 탄생시킨 발명의 대가로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나카무라 교수는 "연구원들이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직접 기업에 공헌한 기여도를 인정받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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