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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시몬, 너는 봤느냐… 일그러진 레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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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용병 공포의 데뷔전

라이트-센터-후위서 무차별 43점… 천하무적 삼성화재 코트 유린

26점 그친 레오 완전히 기죽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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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남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혔던 삼성화재의 레오(24·206cm·쿠바)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디서 이런 선수가 나타났지” 하는 표정이었다.

레오는 명실상부한 V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두 시즌 연속 삼성화재의 우승을 이끌었다. V리그 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많은 팀이 레오의 대항마로 해외 리그의 유명한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번번이 쓴잔을 들이켜야만 했다. 레오가 있는 한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레오가 이번 시즌에는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 비록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레오는 상대에게 기가 팍 눌린 모습이었다.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고 평가받는 레오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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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V리그 경기가 열린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 이날은 OK저축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시몬(27·206cm·쿠바·사진)의 국내 무대 데뷔전이었다. 시몬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레오와 함께 가장 기대되는 외국인 선수로 꼽혔다. 시몬은 2008년부터 3년간 쿠바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세계 최정상급 센터로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베스트 블로커로 선정됐다.

경기 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시몬에 대한 호평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아직 그런 평가는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김 감독의 말은 겸손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1세트에서 8점을 올리며 몸을 푼 시몬은 2세트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라이트는 물론이고 센터, 후위 등 어떤 자리에서도 자유자재로 공격을 퍼부었다. 블로킹으로 레오의 공격을 세 차례 막기도 했다. 시몬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3점(공격 성공률 59.65%)을 올렸고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를 3-1(25-23, 25-18, 26-28, 25-19)로 꺾었다. 레오는 26득점에 공격 성공률은 45.28%에 그쳤다.

이날 OK저축은행 선수들은 경기 뒤 검은색 재킷을 입고 단체로 춤을 추며 시즌 첫 승을 자축했다. 트리플 크라운(후위공격 13점, 블로킹 3점, 서브 6점)을 달성한 시몬은 경기 뒤 “데뷔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 기쁘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맡겨진 임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팬들은 시몬의 이름에 몬스터(괴물)를 합쳐 ‘시몬스터’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여자부 도로공사는 42점을 올린 니콜의 활약에 힘입어 KGC인삼공사를 3-2(22-25, 25-17, 25-23, 22-25, 15-10)로 이겼다.

안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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