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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크루그먼 "아마존은 구매독점자…너무 많은 힘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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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거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0일자(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아마존이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있고, 그 힘을 미국을 다치게 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크루그먼 교수의 지적은 지난 5월 아마존과 프랑스 출판사 아셰트간의 수익배분 갈등 후 작가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안티 아마존' 운동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어떤 비판론자는 아마존을 경제 전체를 장악하려는 '괴물'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아마존이 온라인 판매망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과장됐다"며 이견을 보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아마존의 문제는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출판업체들을 쥐어짜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출판사를 압박해 싼 값에 도서를 납품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마존은 가격 올리는 힘을 가진 지배적 판매사업자인 '독점자(monopolist)'처럼 행동하지는 않지만, '구매독점자(monopsonist)'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가격을 깎는 힘을 가진 지배적 구매사업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점에서 아마존의 힘은 실로 엄청나고, 시장점유율 상의 수치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특히, 독자가 책을 사는 것은 책에 대해 듣고, 주변에서 그것을 화제로 삼고, 나아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의 과정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데 아마존은 그런 '입소문'을 모두 죽여버리는 위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약간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마존은 화제로 떠오르는 책을 사들일 수 있고, 아마존이 그 책을 팔지 않는다면 독자가 접하는 기회는 처음부터 훨씬 적어질 수 있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나에게 '아마존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준다'고 말하지 말라"며 "문제는 아마존이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있고, 그 힘을 남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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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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