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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잠비크 반군 출신 대통령 '장기집권? 그런거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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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PA/ANTONIO SILVA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장기집권이 다반사인 아프리카 대륙에서 모잠비크의 반군 1세대 출신 대통령들은 재선까지만 한 뒤 '용퇴'하는 전통을 지키고 있어 아프리카 대륙 민주주의 발전에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실시된 모잠비크 대통령 선거가 개표 중인 가운데 반군 출신으로 연임에 성공했던 아르만도 게부자 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집권 연장을 시도하지 않은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지난 8, 9월 야당 레나모(모잠비크국민저항)가 반군 활동을 재개하면서 충돌이 재연, 여당인 프렐리모(모잠비크해방전선)가 이를 빌미로 선거를 연기하거나 집권연장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그러나 프렐리모는 70여 차례 끈기있게 협상을 계속해 9월 5일 평화협정을 맺고, 게부자 대통령도 중임까지만 허용하는 헌법 118조를 지켜 대선을 실시했다.

일부 개표결과 모두 3명의 후보가 출마한 대선에서 여당 후보인 국방장관 출신 필리페 니우시가 28만 3천629표를 얻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야권 후보인 아폰소 들라카마와 다비즈 시망고가 각각 13만 4천848표, 3만 7천600표를 얻었다고 외신들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게부자 대통령과 함께 반군 1세대 출신인 호아킴 치사노 전 대통령과 사모라 마셸 초대 대통령도 각각 연임에 성공한 뒤 3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치사노 전 대통령은 3선을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모잠비크에서 민주주의가 성숙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2007년 아프리카판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모 이브라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렐리모는 모잠비크가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이후 약 40년째 장기집권해왔다.

장기집권과 쿠데타로 얼룩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3선에 출마하지 않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확립토록 한 것은 드문 일로 주변국에 비해 국가신용도와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잠비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지만, 정치적 안정에 힘입어 2012년 세계평화지수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모리셔스와 보츠와나에 이어 3위(세계 48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34년 동안 집권해온 로버트 무가베(90)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다시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 노익장을 과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반군 사령관 출신인 우간다 무세베니 대통령도 1986년부터 집권하면서 아프리카의 장기 통치자들을 비판했었지만 2011년 2월 대선에서 다시 승리, 28년째 집권중이다.

1979년부터 35년간 집권해온 앙골라인민해방운동(MPLA) 소속 에두아르도 도스 산토스 앙골라 대통령도 2012년 9월 대선 및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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