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겨울왕국' 진취적 공주가 디즈니 구했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 온 디즈니·픽사 CCO 라세터

요즘 왕자 기다리는 여자 있나요

차기작, 다니엘 헤니 목소리 연기

중앙일보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에 마음과 감정을 싣는 것이다. 관객들은 진정한 감동을 준 작품을 잊지 않는다.”

21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존 라세터(57·사진)가 한 말이다. 직접 연출한 ‘토이 스토리’(1995)를 비롯해 기획을 주도한 ‘니모를 찾아서’(2003), ‘월*E’(2008) 등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세계 애니메이션 팬을 사로잡아온 그다운 말이다. 신생 제작사 픽사를 애니메이션 명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2006년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한 이후 두 회사를 모두 이끌고 있다. 공식 직함은 ‘최고 창의성 책임자’를 뜻하는 CCO(Chief Creative Officer). 본래 1979년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로 일을 시작했다가 5년 만에 해고됐던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결과다.

이번 내한은 디즈니·픽사의 2015~2016년 신작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후 일본·중국·홍콩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의 첫 나라로 한국을 찾은 데 대해 그는 “한국 관객이 ‘겨울왕국’에 보여준 엄청난 사랑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겨울왕국’은 올해 초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세계적으로도 애니메이션 사상 역대 최고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그는 “‘겨울왕국’은 디즈니를 치유해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직전에 디즈니는 연이은 흥행 부진을 겪고 있었다. 동화의 전통적 가치관을 내세우는 점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내가 아는 여자들 중에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자기를 구해주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CCO를 맡고 나서 디즈니의 공주들을 진취적으로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주와 개구리’(2009) ‘라푼젤’(2010) 그리고 ‘겨울왕국’의 진취적인 공주들은 그렇게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 대해서는 “건강한 업계의 일원으로 일하고 싶지, 죽어가는 업계에서 혼자 살아남고 싶지 않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제작자들이 아니라 감독들이 이끌어가는 스튜디오라는 것이 디즈니와 픽사의 경쟁력”이라며 특히 “3D와 2D 애니메이션 기술을 조합하는 노하우가 독보적”이라고 자랑했다.

이날 그가 소개한 디즈니의 차기작 가운데 내년 1월 개봉할 ‘빅 히어로’는 다니엘 헤니가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테디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첨단기술로 수퍼 히어로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게 된 다섯 아이들과 로봇의 이야기다. 라세터는 “헤니의 목소리 연기가 작품에 많은 영감을 줬다”면서 “애니메이션을 보면 테디가 헤니를 많이 닮은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란 기자

장성란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 중앙일보 구독신청] [☞ 중앙일보 기사 구매]

[ⓒ 중앙일보 : DramaHouse & J Content Hub Co.,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