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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빈손으로 온 아베책사… 간극 못 좁힌 韓·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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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치 “양국 관계 개선 위해 노력”

김관진 “위안부 해결 가장 중요”

혹시나했는데 역시나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로 알려진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장의 방한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나 빈손이었다. 야치 사무국장은 21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잇따라 면담했으나 최대 현안인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은 없었다.

세계일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왼쪽)이 21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장(오른쪽)과 면담하며 양국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관진 실장은 야치 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과거사 상처 치유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중요하며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은 가장 중요한 핵심 현안”이라고 말했다. 야치 국장은 “내년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의 개선을 노력해 나가자”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외교부 청사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윤 장관이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자 그는 “한국 측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례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야치 국장과 김 실장, 윤 장관 면담 과정에서 한·일정상회담 문제는 아예 거론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치 국장을 수행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NSC 참사관은 김 실장·윤 장관 면담 후 주한 일본 매체 기자들과 만나 “일·한 관계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이번은 기본적으로 안전보장 대화였기 때문에 일·한 수뇌회담 등에 대한 조정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중국 베이징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미얀마 네피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호주 브리스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은 기본적으로 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국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일본이 대외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이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전 서울지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이후 일본 국내의 대한(對韓) 감정이 악화한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야치 사무국장은 김 실장을 만나 자리에서도 산케이신문 문제에 대해 “보도의 자유, 일·한관계의 관점에서 극도의 유감을 전달했다”고 후나코시 참사관은 전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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