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Health & Life] 죽음의 질주 흡연, 이젠 멈추셔야죠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흡연은 질병이다 ① ◆

매일경제

담배는 흡연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호식품일까. 정답은 NO(아니다)다. 인류는 1950년대까지 담배가 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흡연이 각종 암을 비롯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담배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강한 중독성을 지닌 약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3만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는 각종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담배에 의한 경제적 손실도 만만찮아 산불의 60%, 전체 화재의 10%가 담배 때문에 발생한다. 남성의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07년 47.7%, 2009년 46.9%, 2010년 48.3%로 낮아졌지만 흡연율 감소가 정체된 상황이다. 김철환 인제대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교수는 한국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며 아직도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가정의학회는 담뱃값 인상이 국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꼭 필요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담배연기 속에는 4000여 종이나 되는 발암물질과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이 중 20여 종이 A급 발암물질이다. 흡연 때 건강에 가장 해로운 물질은 타르, 일산화탄소(CO), 니코틴 등 3가지다.

타르에는 우리 몸에 해로운 각종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이 들어 있고, 일산화탄소는 적혈구의 산소 운반 능력을 약화시켜 혈관과 심장의 조기 노화로 이어진다. 니코틴은 담배의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 물질로 담배 한 개비에는 10㎎의 니코틴이 포함돼 있다. 이 중 몸에 흡수되는 니코틴 양은 1㎎쯤이지만 흡연 양상에 따라 3㎎을 넘을 수도 있다.

박창규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흡연은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 이상 지혈증을 일으키고 동맥경화와 혈전 생성을 유도해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근경색과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대동맥과 말초동맥질환, 부정맥 및 뇌졸중 위험까지 높인다고 말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2.2배, 뇌졸중 위험이 1.6배나 높다.

담배가 해롭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러나 금연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끽연자들은 순한 담배가 덜 해롭다거나 담배를 조금씩 줄여나가면 된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담배가 좋다는 잘못 알려진 상식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다.

순한 담배는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적은 담배로 ~라이트 ~마일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타르가 적은 담배를 피울 때는 담배를 더 많이, 더 깊이 들이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조금씩 줄여서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 담배는 단번에 끊어야 한다. 흡연과 스트레스 해소도 사실무근이다. 흡연 때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등의 성분에 의해 일시적인 각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트레스 해소와는 무관하다.

박시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 때 담배 연기를 마시는 순간부터 니코틴은 폐를 통해 인체로 흡수돼 혈관을 타고 7~9초 안에 뇌로 전달되며 전달된 1분 안에 쾌감을 느끼게 한다며 이는 헤로인 주사를 맞았을 때보다 효과가 더 빠른 것으로 흡연자가 담배를 기호식품쯤으로 치부하는 것은 굉장한 착오라고 강조했다.

금연이 실패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금연을 의지로 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흡연자의 뇌는 니코틴이 쾌감을 준다는 사실을 이미 학습해버린 상태에서 무작정 끊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담배를 끊기 어렵다. 이를 의학적으로 니코틴 의존증이라고 한다.

니코틴은 소량일 경우 나쁜 작용이 없고 뇌신경에 작용해 안락감을 주고 각성 효과가 있어 글을 쓰거나 작업할 때 일시적으로 창의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또한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로운 것 같지만 실제는 니코틴 중독을 일으켜서 담배를 계속 피우도록 하는 게 문제다.

금연 시도자의 약 30%가 니코틴 중독으로 금연에 실패한다. 스트레스도 금연 실패의 또 다른 원인이다. 흡연 이외에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병구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의 도움을 받아 한국존스앤드존슨이 금연방법으로 △니코틴 의존증 치료 관점에서 목표와 전략을 세워라 △금연 친구를 만들어라 △니코틴 대체요법으로 금연 성공률을 높여라 △담배가 생각날수록 바쁘게 움직여라 △주변에서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등 5가지를 제시했다.

금연을 시도할 때는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담배를 끊는 친구를 둔 사람의 금연 성공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6%나 더 높았다. 가능한 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함께하고 술자리를 피한다.

금연하는 사람에게 칭찬과 보상은 매우 중요하다. 금연은 두뇌 보상심리와 연관이 있어 심리적 보상이 충족됐을 때 금연 성공률이 높아진다. 만일 한 대를 피웠더라도 실패 대신 실수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재도전해야 한다.

금연 실패의 중심에는 니코틴 금단 증상이 자리 잡고 있다. 금단 증상은 담배를 끊고 난 후 생기는 여러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말한다. 신체적으로는 두통,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정신적으로 기분이 가라앉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괜히 불안해지며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최현림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보통은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2시간 이내에 멍해지는 느낌과 불안, 집중력 저하, 초조, 두통, 식은땀, 식곤증, 심장 두근거림 등의 금단 증상이 발생한다며 금단 후 3일이 되면 금단 증상이 최고조에 달하며, 차츰 정도가 줄어들면서 2~4주 지속된다고 설명한다.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7일이 가장 힘들다. 이는 그동안 몸 안에 쌓여 있던 니코틴이 몸 밖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데 3~7일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금단 증상을 잘 이겨낸다면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금연이 힘들면 금연콜센터(1544-9030 무료)나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금연은 미래의 건강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1년에 50만원(하루 한 갑 피우는 경우 기준), 30년이면 6000만원의 돈도 절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가족과 동료들로부터 환영받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행동이다. 금연! 꼭 해야 한다.

매일경제

50년만에 개정판 미국 테리보고서 "2080만명 죽었다"

1964년 흡연·질병 상관관계 과학적으로 첫 입증

= 2080만명 사망. 이는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숫자가 아니라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흡연으로 죽은 사람이다. 그동안 전쟁터에서 전사한 사람보다 10배나 많다.

간접흡연으로 심장병이나 폐암에 걸려 사망한 비흡연자도 약 250만명에 달한다.

미국이 최근 50년 만에 공중보건국장 보고서(일명 테리보고서)를 새로 개정발표해 흡연의 해악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테리보고서는 1964년 흡연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보고서로, 당시 미국 공중보건국장이었던 루터 테리 박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10만명의 아이들이 부모 흡연으로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이나 조산, 저체중에 의한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또한 보고서는 간접흡연이 뇌졸중 위험률을 약 20~30% 높인다고 명시했다. 당뇨병 역시 흡연자의 발병위험이 30~40% 높았다. 흡연은 황반을 퇴화시켜 최종적으로는 시야를 좁혀 시력을 잃게 만드는 황반변성증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성이 흡연을 했을 경우, 자궁외 임신 확률이 높아지고 구순구개열 등 태아의 선천성 장애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흡연은 남성의 발기부전을 비롯해 간암, 결장직장암, 류머티스 관절염도 유발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지금 같은 흡연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18세 미만 560만명 미국 청소년들이 흡연으로 인해 성인기에 조기 사망하게 될 것이라며 흡연예방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이새봄 기자]

매일경제 엮인글
금연, 피할수 없다면 동료와 함께 해봐요
기업의 지속성장 위해 금연정책 적극 나서야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