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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9.1대책 약발 다했다는데…지금 집사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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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9·1부동산대책 이후 활기를 띠던 주택시장이 이달 들어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주택 거래는 줄고 가격 상승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벌써 9.1대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을성수기도 끝물이어서 더 이상 계절적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기대할 게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2.00%로 낮춰 부동산 매매 부담을 줄여줬다. 국회에서 재건축 관련 등 규제완화 법안을 통과시키면 분위기가 다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추가 규제완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급변하는 가을 주택시장을 어떻게 봐야할까. 은행과 증권사의 PB(프리이빗뱅커)센터에서 투자상담을 하고 있는 부동산팀장 6명의 진단과 조언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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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팀장,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


▶“다시 급상승 기대하기 어렵다” = 금융권 부동산팀장은 대체로 9.1부동산 대책 효과가 투자자에까지 미치진 못했다고 진단한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됐지만, 호가(집주인 부르는 값) 상승세를 주택매수세가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9.1대책이 발표된 지 벌써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재건축 규제완화 등 아직 국회서 법안처리가 된 게 없으니 시장의 반응이 다시 시큰둥해진 것”이라며 “소형 급매물 위주로 거래하는 실수요자만으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국내외 실물경기 너무 좋지 않다”며 “실물경기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만 가지고 시장이 계속 움직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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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전문위원,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


▶“사상 최저금리, 부담될 수도” =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린 것에 대해선 다소 시각이 엇갈린다. 대출 부담이 줄어 부동산 매수 심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과 내년 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불안심리를 잠재우긴 어렵다는 진단도 있다.

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금리가 더 떨어지니까 자녀들에게 전세 대신 유망 분양 아파트 등을 사주면 어떻겠느냐는 상담을 많이 받는다”며 “저금리가 주택 매수 심리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진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내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등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큰데 그때가 되면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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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박합수 국민은행 명동 스타PB센터 팀장,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


▶“실수요 차원 접근, 틈새 상품 노려야” =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계속 더 악화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실수요차원의 거래는 꾸준히 일어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규 택지지구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해 주택공급 과잉 문제도 계속 해소될 것으로 본다.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셋값 상승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가 탄탄하게 받쳐줘 주택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전셋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매매 가격은 보합세 내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당분간 주택수요가 관망세를 보이긴 하겠지만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실수요 차원에서 역세권 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두면 좋고, 투자 목적이라면 단독주택을 활용한 다가구 임대 사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임현묵 팀장은 “사상 최저금리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인 만큼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형 공장, 세어하우스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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