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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강달러·엔저 역풍… 외국인 셀코리아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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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일 뚝뚝… 1970대 마감, 환율·해외악재로 정책효과 반감

외인들 1조 이상 주식 팔아치워

‘달러 강세’와 대외 리스크 충격으로 코스피가 1970선까지 내려앉으며 주식시장 시계가 3개월 전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7월 공식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에 따른 ‘정책 효과’가 환율·대외 리스크에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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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38(0.77%) 내린 1976.16으로 장을 마감했다. 경기 부양을 전면에 내세운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2000선을 꾸준히 유지해온 코스피가 197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23일 1974.92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급락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3분기 실적 둔화, 홍콩 ‘우산혁명’ 격화 등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것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추기는 것은 치솟는 ‘달러 파워’. 미국이 완연한 경기 회복세로 양적완화 종료,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달러화 값이 뛰는 반면에 유럽과 일본 등은 아직 돈 풀기를 멈출 수 없어 유로·엔화 약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달러화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인 만큼 외국인들의 신흥시장 탈출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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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달러) 선호와 투자금 감소라는 측면에서 환율 상승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짐을 싸게 하는 요인이다.

7∼8월만 해도 달러당 1010∼1030원 사이를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9월 중순 이후 1040원대를 넘어섰다. 2일 원·달러 환율은 1061.4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만 368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최근 2주 사이에만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홍콩에서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것도 아시아 전체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9월 이후 내리막길을 걸은 데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 영향도 컸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3조원대까지로 끌어내린 상황이다. 다음주부터 이어지는 실적 발표에서 국내 기업의 실적이 ‘예상대로’ 부진할 경우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할 수 있다.

시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쏠리고 있다. 이 변수에 따라 따라 글로벌 증시는 또 한 번 반전과 하락 지속이라는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돈을 푸는 일본·유럽과 돈줄을 조이는 미국 간 통화정책 차이를 선반영하며 달러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며 “ECB 통화정책회의 등이 끝나면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엔저 현상에 따른 수출기업 실적 하락,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정부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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