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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홍콩 우산 혁명 오늘 고비…시진핑 시위대 요구 수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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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최후 통첩 “렁충잉 오늘까지 사퇴 안하면 청사 점거”]

행정장관 선거안을 놓고 격화되고 있는 홍콩 도심 점거 시위가 2일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시위대가 정부기관 점거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서면서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국경절 휴일인 전날 10만 여명의 대규모 인파가 반 중국 집회를 가졌던 시위대는 이날도 매드미럴티,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몽콕, 침사추이 등 홍콩성과 까오룽반도의 주요 지역 곳곳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 지도부는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 행정장관 퇴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HKFS)는 렁 장관에게 2일까지 자진 사퇴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사퇴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도심 도로 시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부 주요 청사 건물을 점거하겠다고 선언했다.시위대의 입장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렁 장관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중앙 정부에 대화 파트너로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이와 관련 홍콩 시민과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질 경우 중국 지도부가 결국 양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시위대가 버티면 결국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이 보장되고 진정한 의미의 행정장관 보통선거가 실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쉰은 중국 지도부가 아직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무력진압은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이 같이 전했다.

시위대의 정신적 지주인 조지프 젠 홍콩 교구 추기경도 “현재로서는 렁 장관이 물러나는 것이 이번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시위대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가톨릭은 퇴진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지금은 렁 장관 퇴진 없이는 아무 것도 결론이 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렁 장관은 전혀 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전날 홍콩 경찰총부를 방문해 경찰을 격려하는 등 시위 해산 작전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렁 장관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1면 기사를 통해 “중국 정부는 렁 장관을 신뢰하며 그의 업무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은 렁 장관이 지도하는 홍콩 정부의 법 집행을 굳건히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해 시위대의 최후 통첩을 사실상 전면 거부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지지와 홍콩 주민들의 호의적 반응에 고무된 시위 지도부가 현 상태에서 시위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실제로 정부기관 점거에 나서 경찰과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중국 지도부가 수습책을 어느 방향으로 잡을 것이냐가 될 전망이다. 중국 지도부가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라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무력 진압까지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렁 장관 사임 등 유화책을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베이징(중국)=송기용특파원 sk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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