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판 `살인의 추억' 사실로 드러나나

미국 버지니아 판 '살인의 추억'이냐, 아니면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단일 사건이냐.

미 버지니아주에서 최근 발생한 10대 여대생 실종 사건이 과거의 여대생 살해 사건 및 다른 성폭행 사건과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커 경찰이 1일(현지시간) 현재 과거 수사기록을 재검토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경찰은 지난달 13일 실종된 버지니아 주립대학(UVA) 2학년 여학생 한나 그레이엄(18) 사건의 용의자로 제시 매튜(32)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5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그레이엄은 실종 당일 밤 버지니아 샬로츠빌의 캠퍼스 밖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실종됐습니다.

경찰이 현재 드론(무인기)까지 동원해 실종 지역을 중심으로 전방위 수색 작업에 나섰지만 그레이엄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입니다.

파티장을 마지막으로 혼자 떠난 것으로 알려진 그레이엄은 친구들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주고받았으며 '길을 잃었다'는 내용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샬로츠빌의 다운타운 몰 근처 맥줏집을 빠르게 지나가는 CCTV 장면이 실종 전 그녀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경찰은 이후 그레이엄과 매튜가 바에 같이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과 현장 조사 등을 토대로 매튜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바닷가에서 체포해 26일 버지니아로 압송했습니다.

매튜는 혐의 확정 시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매튜의 신상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과거 한때 택시운전 면허를 갖고 있었고 최근에는 UVA 대학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심은 이번 사건이 5년 전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버지니아텍 여대생 모건 해링턴(당시 20세) 살인사건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경찰이 공식으로 밝혔다는 것입니다.

매튜가 두 사건의 동일범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해링턴은 2009년 10월17일 샬로츠빌에서 열린 메탈리카 콘서트에 참석 후 실종됐으며, 수개월 후 시신이 알베말 카운티의 풀밭에서 발견됐습니다.

이곳은 그레이엄 실종 후 경찰이 수색작업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경찰은 당시 해링턴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잡지 못했고 수사는 흐지부지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연결 고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해링턴 살인사건 수사 담당 경찰은 2010년 중간수사 결과 발표 당시에 해링턴 살인 사건과 2005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발생한 26세 여성 납치·성폭행 사건이 서로 연관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과거와 현재 발표를 종합하면 세 사건이 모두 동일범의 소행이라는 얘기입니다.

연쇄살인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매튜는 현재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튜 측 제임스 캠블로스 변호사는 미 언론 인터뷰에서 "화요일(지난달 30일)에 매튜를 2시간 동안 만났다"면서 "경찰이 그레이엄 실종 사건과 관련해 매튜에게 어떤 구체적인 혐의점을 갖고 있는 것인지, 특히 무슨 증거로 매튜를 과거 사건(해링턴 살인)과 연관시키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매튜는 12년 전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다고 경찰이 밝혔습니다.

리버티 대학 풋볼팀에서 활동했던 매튜는 3학년이던 2002년 10월 캠퍼스 내에서 한 여대생을 성폭행했으나 피해 여성이 사건화를 원치 않아 기소는 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CNN 방송의 자회사인 WUSA는 2009년 이후에도 그레이엄과 해링턴이 실종된 비슷한 지역에서 최소 두 명의 여성이 실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알렉시스 머피(17)는 넬슨카운티의 러빙스톤, 서맨사 클락(19)은 오렌지 지역에서 각각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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