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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 원내대표’ 주자들 꿈틀… 청와대-김무성 간 대리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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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친박 인사들과 회동

나경원 모임 조성·정치 활동

이주영·정병국도 본격 가세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 5월이지만 예비 주자들은 이미 ‘낮은 포복으로’ 각개약진 중이다. 벌써부터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 간 대리전이 될 것이란 섣부른 관측도 나온다.

‘원조친박’ 유승민 의원은 반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대표의 사무총장 제안을 거절한 것도 원내대표에 대한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최근 친박 핵심 인사들과 회동하는 등 의원들을 삼삼오오 만나며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유 의원의 조직적 기반은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개혁성향 의원 10여명으로 결속력이 높다.

경향신문

유승민·나경원·이주영(왼쪽부터)


두 차례 고배를 마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원내대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우남 국회 농해수위원장과 공동으로 ‘양식 어업인 돕기 활어소비 촉진 시식회’를 열었다. 이 장관은 같은 날 오후 국무위원 자격으로 본회의에 출석해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 장관은 세월호 참사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의원들의 생일선물을 챙겼다.

나경원 의원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원내대표에 뜻이 있는 나 의원은 7·30 재·보선 동기 11명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공세적인 정치활동도 벌이고 있다. 나 의원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를 안긴 박원순 시장에게 회동을 제안해 1일 만났다. 최근 여야 여성 의원 전원에게 클러치백을 선물했다.

정병국, 원유철 의원도 예비 주자군이다. 정 의원은 ‘개혁노선을 지향하는 중도파 의원모임’에서 좌장 역할을 하면서 지지세력 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원유철 의원은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대표를 맡으며 통일전문가로 ‘정치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원 의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3자 회담을 제안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과 비박의 진검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선거가 청와대의 힘이 빠지는 정부 3년차에 치러지고, 임기는 현역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총선 공천 시기와 겹친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원내지도부마저 비박이 장악할 경우 당을 제어할 직접적 지렛대를 잃게 된다. 정치력 확장을 제약받아 온 김 대표 입장에서도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자가 없는 친박은 박 대통령과 다소 거리가 멀어졌던 유승민 의원이나 ‘신박(新朴)’인 이주영 장관 중 한 명과 연대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럴 경우 친박 후보 대 비박 단일 후보 간 일대일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병한·정환보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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