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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하산하는 발걸음, 오를 때보다 2배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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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건강] 무릎 다치기 쉬운 가을철 등산

발 짚을 땐 뒤꿈치 먼저 땅에 닿도록

스틱 길이는 팔꿈치 90도 꺾어지게

산행 뒤 냉찜질하면 통증 개선 도움

감염병 잘 옮기는 진드기 조심해야



등산의 계절이 돌아왔다. 등산으로 단풍을 즐기고 체력을 키우며 스트레스까지 날릴 수 있다. 하지만 자칫 무릎 관절의 부상이나 쓰쓰가무시병 등 각종 감염병에도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릎 관절은 산을 내려올 때 연골에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관련 전문가들은 산을 내려올 때에 오를 때보다 2배 정도의 시간을 들여 천천히 내려오며 몸무게 부담을 발뒤꿈치에 두도록 권고한다. 쓰쓰가무시병 등 진드기 등에 물려 생기는 감염병도 가을철 산행의 복병이다.

등산 때 무릎 몸무게 부담, 평소의 2~3배

등산을 하며 가장 주의해야 할 관절은 무릎이다. 무릎 관절은 위아래가 맷돌 모양으로 연결돼 있으며 인대와 힘줄이 붙들고 있는 구조다. 운동 범위가 크고 몸무게 부담을 많이 받는 만큼 다른 관절에 견줘 각종 외상과 부상에 취약하다. 산을 오를 때에도 무릎 관절이 받는 몸무게 부담은 평소 걸을 때보다 많게는 3배에 이른다. 무릎 관절에만 몸무게 부담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고 무릎 주변 근육에 나눠 가해진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무릎 관절이 손상될 위험이 더 크다. 50~60대는 30대와 비교할 때 무릎 주변 근육량이 30~40% 정도 적다는 보고도 있다. 등산을 제대로 즐기려면 평소에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산에 가고 싶어도 내려오는 게 무서워 못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무릎 통증은 올라갈 때보다는 내려올 때 더 심해지는 탓이다. 산을 내려올 때 나타나는 무릎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것이 무릎 관절 안의 반월상연골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반월상연골은 무릎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위치하는데 이 부분이 찢어지거나 파열되면 통증이 생긴다.

하산 시간, 오를 때보다 2배 가량 잡아야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산행법은 우선 산을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다. 내려올 때 걸리는 시간을 산을 오를 때보다 2배로 잡아야 한다. 내리막길이라고 해서 뛰다가는 무릎 관절을 망치기 쉽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멈춰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발을 짚을 때 뒤꿈치가 먼저 닿도록 하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몸무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등산 스틱을 쓰는 것도 권장되는데, 스틱의 길이는 똑바로 잡고 섰을 때 팔꿈치 각도가 90도 정도 되도록 길이를 조절하는 게 좋다.

산행 뒤 냉찜질을 하면 통증 개선 및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야구 경기에서 투수들이 쉴 때 얼음주머니를 어깨에 올려놓아 어깨 관절을 냉찜질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등산 뒤 사우나를 찾는다면 5~10분 정도 냉탕에 머문 뒤 온탕에 들어가면 되고, 집에서는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무릎 부위를 차게 찜질해주는 게 좋다.

쓰쓰가무시병 등 진드기 물리지 않도록 주의

산이나 들에서 주의해야 할 감염병을 옮기는 대표 주자는 각종 진드기다. 쓰쓰가무시병은 진드기나 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데, 등산을 다녀온 뒤 감기 몸살 증상이 있고 피부에 까만 딱지가 생기면 이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발병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쉽게 낫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뇌수막염, 패혈성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등 각종 합병증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보통 진드기에 물린 뒤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과 함께 기침,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난다. 들쥐와 같은 설치류의 분변이나 오줌 등에 섞여 나온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신증후군출혈열도 조심해야 할 질환이다. 특히 쥐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에서 눕거나 작업을 할 때 감염 위험이 높다. 증상은 쓰쓰가무시병과 비슷한데 발열, 두통, 복통,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나 까만 딱지는 없다.

두 질환을 비롯해 최근에는 다른 진드기 질환도 계속 발견되므로 등산을 할 때에는 긴 옷으로 피부를 보호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쓰는 것이 좋다. 특히 풀밭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고 휴식을 취할 때는 돗자리를 사용해야 한다. 야외 활동에서 돌아온 뒤에는 샤워나 목욕을 하고 입었던 옷 등을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서동원(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대표원장, 송준영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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