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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승우·소연이 눈물 닦는다…코리안 더비 뒷北을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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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밤 8시 축구 결승전 남북대결

A매치 상대전적 압도적 우위 한국

병역면제 걸린 한판승부…투지 불끈

결승행 코피영웅 이종호 등 막강화력

골키퍼 김승규 연일 선방쇼 ‘든든’

부상복귀 장신킬러 김신욱 출격대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이 남북 대결로 치러진다.

이광종호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북한과 메달을 놓고 최종 승부를 벌인다. 폐막인 10월4일을 이틀 앞두고 마련된 이번 대회 최대의 클라이막스다.

홈그라운드의 한국이 최고 인기종목 중 하나인 남자 축구의 결승전에 오른 데다 그 상대가 ‘한 민족 두 국가’란 운명을 나누고 있는 북한인 까닭이다. 남북간 스포츠 대결은 서로간 라이벌 의식으로 예외 없이 열띈 경기를 연출해 왔다. 아시안게임 내내 다소 심드렁했던 국민들도 이 경기만큼은 눈을 떼기 어렵다. 이번 경기를 더 흥미롭게 관전할 수 있는 남북 대결 스토리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아오지는 안 가지만, 군대는 간다 =군사정권 시절, 남한과 북한의 팽팽한 신경전은 스포츠로도 이어졌다.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았던 북한이 축구에서 남한을 앞섰다. 하지만 1978년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양자가 균형을 맞추더니 이후 한국의 우세로 반전된다. 그 대회에서 남과 북은 준결승에서 만났다. 북한의 풀백 나봉기는 승부차기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실축을 범하면서 한국에 승리를 헌납했다. 한국은 이 기세를 몰아 결승에서 이라크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공동우승을 거둔다. 국내 매스컴은 “나봉기는 아오지 탄광으로 끌려갔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으나 2년 후 1980년 아시안컵에 나봉기가 다시 등장하며 낭설이었음이 확인된다.

한국 역시 경기에서 패했다 하더라도 땀 흘린 선수에게 비난이나 징계 따위는 가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2년간의 인생은 바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병역면제 혜택이 주어지며, 실패하면 군대를 가야한다는 점에서다. 프로선수들에게 2년은 적지 않은 기간이며, 해외 진출을 노리더라도 그 뒤로 미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영웅’ 호칭과 약간의 포상을 받는 데 그칠 북한 선수들보다 한국 선수들에게 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고 있다.

▶A매치 상대전적은 한국 압도적 우위, 아시안게임에선 호각 =객관적 전력상으론 낙관해도 좋을 만큼 한국이 앞서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남북한 모두 하위에 쳐져 있긴 하지만 한국은 63위, 북한은 150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랭킹으로도 한국은 이란, 일본에 이어 3위인 반면, 북한은 21위에 머물러 있다. 역대 A매치 상대전적 역시 6승7무1패로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남북대결은 자존심 대결이란 특수성이 상당한 만큼 남한으로서도 방심할 수는 없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의 상대전적만 떼놓고 볼 때도 그렇다. 한차례씩 승패를 주고받고 한번은 승부를 가리지 못해 1승1무1패로 팽팽한 양상이다.

2006 도하대회 8강전에선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완파했지만, 4년 뒤 열린 2008 광저우대회에선 북한이 한국을 1-0으로 꺾었다. 이보다 앞선 1978년 방콕대회에선 결승전에서 양측이 만나 0-0으로 비겨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36년만에 재현된 이번 ‘결승전 남북대결’에선 본경기와 연장을 거쳐 승부를 가리지 못하더라도 승부차기로 반드시 한 팀에게만 우승 지위를 부여하므로 공동우승은 있을 수 없다. 어느 한 쪽은 눈물을 쏟아야 한다.

▶‘코피 영웅’ 이종호, ‘형님 파워’ 김승규-김신욱 활약 보라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게 단기전이지만, 준결승까지의 과정만 놓고 보면 한국이 북한보다 좋은 전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예선 두번째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 전에서 종아리 근육 부상을 입은 이래 결장해온 ‘고공의 지배자’ 김신욱이 80% 이상 회복된 몸으로 이번 대회 두 번째이자 마지막 출격을 위해 대기중이다. 월드컵에서 장신의 벨기에 선수들을 상대로도 제공권을 장악하며 수비진을 뒤흔들었던 만큼 단신이 많은 북한에도 커다란 위협을 안길 수 있다.

김신욱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섰던 ‘광양 루니’ 이종호의 투혼 넘치는 활약도 다시 한번 기대된다. 이종호는 지난 달 28일 일본과 8강전에서 일본 선수에게 깔려 코피를 철철 흘린 덕에 페널티킥을 얻어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30일 태국과 준결승전에서도 천금같은 선제골을 머리로 만들어내며 결승행을 견인했다.

동물같은 반사신경과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향후 10여년간 한국 대표팀 골문을 책임질 선수로 꼽히고 있는 와일드카드 골키퍼 김승규도 지켜봐야 한다. 그는 이번 대회 들어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방어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전 경기 무실점으로 마무리한다면 국가대표 1번 골키퍼로서도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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