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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정은 어디에 있나, 루머 '넷'…'뇌어혈에 정변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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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행방을 놓고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김정은은 왜 사라졌나.'

자취를 감춘 김정은(30)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둘러싸고, 소문이 무성하다.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지 1일로 28일째다. 그는 지난달 3일 모란방악단 신작음악회 발표현장 참석을 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과 외신은 김 위원장의 행방을 신병이 중태에 빠져 거동이 불가능 하거나 조직지도부나 국가안전보위부 등 권력기관 간 충돌, 정변(政變)으로 연금(軟禁) 상태인 경우 또는 유고(有故)가 발생했으나 이를 숨기고 합법절차를 가장한 사태수습이 진행되는 경우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왜 사라졌고,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사실이든 아니든 김 위원장을 둘러싼 갖은 소문은 빠르게 퍼지고 있다.

◆ 건강 이상설…"과도한 치즈 섭취로 건강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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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사라지자 가장 먼저 제기됐던 '설(說)'은 '신변 이상설'이다. 북한 매체도 지난 25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YTN 방송 화면 캡처


김 위원장이 사라지자 가장 먼저 제기됐던 '설(說)'은 '건강 이상설'이다.

마지막 공개활동(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직전 양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이 관영TV로 드러난 게 근거였다.

다리를 절었다는 점에서 '당뇨나 비만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영국신문 데일리미러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김 위원장이 과도한 치즈 섭취 때문에 체중이 불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건강 이상설'은 김 위원장이 이날 열린 13기 최고인민회의 2차 회의에도 불참하면서 설득력을 얻는 듯했다.

북한도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조선중앙TV는 '인민을 위한 영도의 나날에'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초 남포시 천리마타일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김정은)"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시인한 건 무리한 억측을 차단하고 주민 동요를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불참에 대한 주민들의 의구심을 차단하고, 대외적으로는 그의 병세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보이려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최근 러시아와 독일 등 유럽 의사들이 김 위원장을 치료하기 위해 입북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변설…"2인자 황병서에 의해 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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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턴 '정변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리랑TV 방송 화면 캡처


지난 주말부턴 '정변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웨이보(微博)' 등에서는 "김정은이 관저에서 친위대의 습격을 받아 구금됐고, 정변은 조명록 총정치국장(2010년 사망)이 주도했다"는 내용의 추측성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조명록 정변설'은 사실이 아니다. 조명록은 이미 2010년 11월 사망해 장례까지 치뤄 말 그대로 근거 없는 루머였다.

뒤늦게 "죽은 조명록이 아니라 현 총정치국장인 황병서"라는 수정된 루머가 제기됐다. 북한 내 권력 서열 2위인 황병서 국방위 부위원장에 의해 김 위원장이 연금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수십 년 간 북한 정보를 다룬 경험을 가진 메릴 전 국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대북정책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희망사항을 말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최근 북한 내 잦은 고위 군부 인사 등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함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있지만, 그런 판단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사망설…"형 김정남 파리에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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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공간에선 김 위원장의 병세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위중설'에 이어 '사망설'까지 나오고 있다. /YTN 영상 화면 캡처


인터넷 공간에선 김 위원장의 병세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위중설'에 이어 '사망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체불명의 아랍권 언론매체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뇌어혈(脑淤血)로 이미 운신할 수 없는 상태라는 소문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으나 해당 매체는 홈페이지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메릴 전 국장과 같은 날 대북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신기욱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도 "김 위원장은 젊고 당분간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 소장은 "최근 최룡해 비서를 대신한 황병서 국방위 부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권력 서열 2위가 자주 바뀌는 모습은 김정은 정권이 불안하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맞물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프랑스 파리에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한 매체에 "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생활하던 김정남이 파리에 나타난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아들 김한솔을 만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 요양설…"원산과 강동 가족 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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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함경남도 원산 또는 평안남도 강동의 가족전용 별장에서 요양 중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채널A 방송 화면 캡처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원산 또는 평안남도 강동의 가족전용 별장에서 요양 중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에 "공식적인 정보에 따르면 김정은은 대부분의 시간을 원산과 강동의 가족별장에서 보낸다"며 "특히 강동 별장은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스트로크(뇌졸중)를 일으킨 후 요양을 하던 곳"이라고 밝혔다.

만약 김 위원장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 금수산기념궁전 김일성·김정일 시신참배나 보고대회에도 불참한다면 갖은 설은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당국은 김 위원장의 위중설과 정변설은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반기문 유엔총장에 친서를 보내는 등 업무를 보고 있고, 지난달 25일 최고인민회의 주석단 지도부도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치적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난 7·8월 현지지도를 '삼복철 강행군'이라고 치켜세웠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도 2008년 8월 뇌졸중 등으로 57일간 갑자기 공개활동을 중지하면서, '삼복철 강행군'을 강조한 바 있다.

정치사회팀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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