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하자 이중 지붕 밑 대피
산장 비치된 헬멧 씌워 하산시켜
“여긴 지붕이 매우 튼튼하니 걱정 마세요. 안심해도 됩니다.”
창밖을 보니 화산재로 인해 거의 암흑이었다. 갑자기 천둥이 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둠의 공포에 떠는 등산객들을 위해 자가발전기를 돌려 전등을 켰다. 그로부터 1시간. 산장 안에 유독가스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고데라는 냉철한 판단력으로 결단을 내렸다. “분화구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지금이 밖으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모든 등산객이 고데라의 말을 묵묵히 따랐다. 밖에는 이미 화산재가 10㎝ 이상 쌓여 있었다. 순식간에 회색으로 변한 주변 풍경에 등산객들은 겁에 질렸다. 그럴수록 고데라는 큰 소리로 “자,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모두 힘을 냅시다”를 연신 외치며 등산객들을 유도했다. 간간히 불어온 강풍에 화산재가 날려 앞길을 막았지만 전원 해발 2700m 부근의 안전한 산장으로 대피하는 데 성공했다. 곧이어 등산객은 산 밑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고데라는 산장을 지켰다. “아직 누군가가 대피해올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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