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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NHN엔터·네이버 완전 결별..'전자지갑 전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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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이유미 기자]이준호(51) NHN엔터테인먼트(181710)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48) 네이버(035420) 이사회 의장이 완전히 결별했다. 이준호 의장은 보유했던 네이버 지분을 대량 매각했고, 네이버는 보유 중이던 NHN엔터 지분 전량을 이준호 의장에게 넘긴 것이다.

10년 동지였던 이준호 의장과 이해진 의장이 각자의 길을 가지만, 글로벌 격전지인 ‘전자지갑’ 분야에서 최대 라이벌로 부상할 조짐도 엿보인다. 현재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 네이버는 검색 등 주력 분야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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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의장, 네이버 지분 팔고…네이버는 NHN엔터 지분 넘기고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준호 의장은 이날 장 개시 전 보유 중인 네이버 주식 123만 주 중 30만 주(0.9%)를 대량매매(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했다. 전일 종가에 3% 할인율이 적용됐으며 매각금액은 2400억 원 정도다. 또한 네이버는 같은 날 보유했던 NHN엔터테인먼트 주식 144만6990주(9.54%)를 1158억 원에 이준호 의장에게 넘겼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NHN엔터 지분은 여전히 4.64%에 달하지만, 이준호 의장이 이번에 NHN엔터 지분 9.54%를 갖게 되면서 예전 지분(3.74%)를 합쳐 13.28%를 보유해 경영 안정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네이버는 경영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으로 NHN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보유했었지만, 이준호 의장 입장에선 추가지분 확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번에 성사된 셈이다.

네이버 측은“이번 매각 결정은 지난해 모바일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각자의 사업 영역의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한 기업 분할 결정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지분매각 이후에도 네이버는 NHN엔터테인먼트와 건강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년 동지 이준호·이해진 독자 길로

이준호 의장과 이해진 의장은 대학(서울대 컴퓨터공학과)과 대학원(카이스트) 선후배 사이다. 둘은 이준호 의장이 숭실대 교수 재직 당시인 2000년 서치솔루션이란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 네이버컴이 한게임, 서치솔루션과 합병한 뒤 이준호 의장은 NHN에서 CTO 등으로 일하면서 이해진 의장을 도왔다. NHN은 서치솔루션에서 개발한 검색엔진 넥서치를 네이버의 검색엔진으로 채용했다. 그러다 2013년 8월 NHN이 네이버와 한게임을 인적 분할하면서 각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해 초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준호 의장이 각각 NHN엔터와 네이버 등기이사직을 사퇴하면서 더 떨어지더니, 이번에 이준호 의장이 네이버 지분을 매각하고 네이버가 NHN엔터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사실상 완전히 결별했다는 평가다.

◇라이벌 분야는 ‘전자지갑’될 듯

둘의 승부처는 글로벌 격전지인 ‘전자상거래 결제(전자지갑)’ 분야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만만찮다.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는 물론, 내년에 글로벌 1위 기업인 페이팔이 국내 지사 설립을 검토하는 와중에 네이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앞선 행보는 이준호 의장이 보였다. 그는 결제대행(PG)회사 한국사이버결제를 비롯해 전자상거래 인프라 업체(온트레이드),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사바웨이),티켓 예매업체(티켓링크), 취업포털(인크루트), 쇼핑몰 솔루션 업체(고도소프트), 소프트웨어개발사(아이유미디어)를 인수하며 전자상거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금은 검색포털 사업과 모바일 메신저(라인)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난 달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의 결제대행(PG) 사업 매각에 눈길을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의 PG사업 매각때 회사 측은 120억 원, 네이버는 80억 원을 불러 협상이 깨졌지만, 네이버 자체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인프라 성격인 전자지갑을 완전히 포기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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