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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광화문광장,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이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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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중앙분리대, 세종대로 탓에 광장 기능 못한 ‘광화문광장’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쪽에 붙이는 방안 검토하고 있다”


서울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광화문광장은 한편으로는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란 비아냥도 듣는다. 도로 한가운데 섬처럼 자리잡고 있어 시민들이 모이는 광장의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이 이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진짜 광장’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30일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에 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사이에는 6차선 도로(세종대로)가 펼쳐져 있어 시민들이 광장에 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또 광장에는 잔디밭과 동상뿐이고 상업시설 등이 없어 사람들이 오랜 시간 모여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광장 이전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은 광화문광장이 세종문화회관 쪽에 붙게 되면 광장의 한쪽 면이 빌딩으로 채워지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상점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해 시민들이 모이기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로마의 성베드로광장 등 서양의 광장은 대부분 광장의 네 면 중 두세 면이 건물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조선시대의 역사문화를 되살린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란 평가도 있다. 지난 11일치 <한겨레> 인터뷰에서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정도전이 (한양) 계획을 세울 때 북악산에서 관악산을 잇는 일직선상에 경복궁 축이 놓이도록 했다.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붙이면 역사축도 살고 광장도 산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쪽 인도는 조선시대 육조거리가 있던 곳이다.

서울시가 2009년 8월 완성한 세종대로 중앙광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따른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세종대로를 기준으로 ‘양측 배치안’(세종대로 양쪽 보도를 확장), ‘중앙 배치안’(세종대로 중앙에 배치), ‘편측 배치안’(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배치) 등 3가지 안을 놓고 여론조사를 했다. 당시에도 세종문화회관 쪽에 광장을 조성하자고 주장했던 승효상 총괄건축가는 “‘편측’이란 표현이 여론조사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이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옮기게 될 때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교통문제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세종문화회관 쪽 세종대로를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하며 사실상 충분한 ‘실험’을 해왔던 만큼 광장 이전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여름·한겨울을 제외하고 매달 첫째·셋째 주 일요일에 보행전용거리 행사를 하는데, 교통 흐름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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