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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인 해외 구매열 여전…자국 면세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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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국내 소비자 붙잡기 고심

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중국인의 해외 구매 열기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중국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지난해 중국인 해외 구매 품목 가운데 사치품이 73%를 차지했고 중국인 소비자의 20%만이 중국 내에서 사치품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30일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국경절(10.1)을 전후로 열흘 가량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중국인들이 대거 해외 관광에 나설 예정이어서 중국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 측면에서 유리한 일본이 중국인들에게 선호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은 이처럼 자국민들이 해외 사치품 구매에 열을 올리자 해외로 나가는 이들을 붙잡기 위해 초대형 면세점까지 국내에 세우기도 했다.

중국면세품집단(中免集團)은 지난 1일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 산야(三亞)시 하이탕(海棠)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열었다.

이 면세점은 수입상품의 대부분을 해외 원산지에서 직접 구매해 홍콩보다 싸고 중국 내 다른 지역보다 15~30%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양한 제약 요인들로 인해 중국인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 면세점의 경우 면세한도가 1만6천 위안(약 274만 원)인데 비해 하이난 면세점은 절반 수준인 8천 위안에 불과하고, 가격이 외국에 비해 비싼 편인데다 품목의 다양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다녀온 중국 소비자는 "서울 면세점의 몇몇 한국산 유명 화장품 브랜드 코너에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으며 계산을 위해 긴 줄을 서야 했다"면서 "하이난에서의 면세 물품 구매가 한국에서처럼 가능하면 중국인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펑(夏鋒) 중국개혁발전연구원 하이난연구소장도 "중국 내의 면세정책은 아직 부족한 측면이 많아 사치품 소비시장 점유율이 낮다"며 "하이난의 면세품 판매나 서비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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