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황재균 "전교 1등 맞지만…야구가 더 좋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노컷뉴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재균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리스트)

요즘 인천에서는 연일 금빛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포츠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죠. 특히 가장 화제의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야구 결승전이었습니다. 대만과 엎치락뒤치락 하던 중에 8회에 승부에 쐐기박는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이 금빛 방망이를 휘두른 주인공 바로 황재균 선수인데요.

황재균 선수가 더 주목을 받는 건 황재균 선수의 어머니도 32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테니스 선수 출신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모자 금메달리스트인 셈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금메달의 주역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 선수 직접 만나보죠. 황재균 선수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황재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황재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원래 프로무대에서도 뛰어난 선수였습니다만, 프로 뛸 때도 안 지르던 소리를 이번에 지르시더라고요?

◆ 황재균> 원래 그렇게 세레모니를 하는 성격은 아닌데 그냥 저도 모르게 나왔어요.

◇ 김현정> 정말 좋아서요?

◆ 황재균> 네, 정말 좋아서요.

◇ 김현정> 저는 사실 야구해 본 적은 없지만, 선수들 얘기 들어보면 안타나 홈런 칠 때는 야구공이 배구공처럼 크게 보인다면서요?

◆ 황재균> 크게 보이는 건 아니고요. 감이 좋을 때는 공의 회전이 보이거든요. 거기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번에도 그럼 8회의 공이 선명하게 보였습니까?

◆ 황재균> 이번에는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면 폭투도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직구만 던질 줄 알고 그것만 노리고 있었어요.

◇ 김현정> 그 예측이 딱 맞아 떨어지고 안타가 딱 쳐졌을 때의 그때 기분은요?

◆ 황재균> 말로 표현 못해요. 기분이 정말 좋아서요.

◇ 김현정> 그러면 소리만 지른 게 아니라 혹시 눈물도 흘리셨어요?

◆ 황재균> 눈물은 안 흘리고 있었는데, 나중에 끝나고 부모님한테 전화가 왔었거든요. 그런데 딱 부모님의 목소리 듣자마자 눈물 나오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고 목소리 듣자마자.

◇ 김현정> 왜 그랬을까요?

◆ 황재균> 글쎄요.(웃음)

◇ 김현정> 혹시 부모님도 울고 계셨어요?

◆ 황재균> 네, 많이 우시더라고요. 처음에 우시다가 좀 진정되고 나서 다시 전화했는데 다시 우시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부모님 얘기도 나온 김에, 우리 황재균 선수의 가족 얘기를 좀 해 보죠. 어머님이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셨어요.

◆ 황재균> 네. 테니스요.

◇ 김현정> 아버님도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시고요?

◆ 황재균> 네. 그런데 아빠는 메달이 없어요.

◇ 김현정> 아빠는 노메달이시고(웃음).

◆ 황재균> 엄마랑 저만요.

◇ 김현정> 우선 엄마는 뭐라고 하세요?

◆ 황재균> 엄마는 그냥 수고했다고 말하셨어요.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경기를 보시기는 하셨대요?

◆ 황재균> 아니요. 엄마는 제 경기를 못 봐요. 자기가 보면 제가 못한다고요. 그래서 제가 타석에 나오면 그냥 방에 조용히 들어갔다가, 아빠가 소리 지르면 다시 나와서 보신다고 아빠가 얘기해주셨어요. 엄마가 야구장에 5번인가 왔었는데, 다 졌대요.

◇ 김현정> 그 이후로는 아예 안 보세요? 야구장 안 가는 건 물론이고요?

◆ 황재균> 야구장도 안 오시고요. 어제도 다른 가족들끼리는 모여서 봤는데 엄마는 야구를 같이 안 보셨대요.

◇ 김현정> 결국은 금메달을 땄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때부터 눈물을 펑펑 흘리신 거예요.

◆ 황재균> 네. 아빠가 얘기해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경기 전에 내가 이번에 금을 따면 우리나라 최초의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되는구나, 이 생각을 하셨어요?

◆ 황재균> 아니요. 저는 모자가 금메달을 딴 게 처음인지 몰랐어요. 원래 있는 줄 알았거든요.

◇ 김현정> 아, 이게 최초인지 모르셨어요?

◆ 황재균> 네, 몰랐어요.

◇ 김현정> 막상 최초 기록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기분이 더 좋으셨겠는데요?

◆ 황재균> 그렇죠. 뭐든지 최초가 좋은 거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가 다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셨는데요. 그럼 아들한테 자연히 테니스 라켓을 쥐여줄 법한데, 어떻게 야구방망이를 들게 되셨어요?

◆ 황재균> 아빠는 처음에 테니스를 시키려고 하셨는데요. 제가 테니스는 안 한다고 했어요.

◇ 김현정> 황재균 선수가 테니스를 거부했어요?

◆ 황재균> 네.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테니스 실업팀 감독하셨을 때거든요. 그때 그 어린애를 데리고 실업팀 선수들하고 테니스를 똑같이 시켰어요. 힘들어서 못하겠는 거예요.

◇ 김현정> 그냥 질려버린 거네요.

◆ 황재균> 네.

노컷뉴스

28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주자2,3루 상황에서 황재균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 김현정> 제가 들은 정보로는 우리 황재균 선수가 초등학교 때 전교 1등 할 정도로 공부도 잘했다면서요?

◆ 황재균> (웃음) 그렇기는 한데요. 그래서 엄마가 운동을 안 시키려고 했었어요.

◇ 김현정> 지금 펑펑 우셨던 그 엄마가?

◆ 황재균> 네, 아빠랑 그것 때문에 많이 싸웠대요.

◇ 김현정> 그때 엄마가 이기셨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 황재균> 그러면 그냥 공부하고 있겠죠.

◇ 김현정> 황재균 선수, 정말 잘했습니다. 황재균 선수의 이번 금이 더 기쁜 건, 국위선양은 물론이고 덤으로 병역면제란 혜택도 얻게 됐어요. 이번 야구대표팀에서는 몇 명이나 혜택을 보는 거죠?

◆ 황재균> 이번에 13명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SNS를 쭉 보면 그 선수들이 우리 황재균 선수 업어줘야 된다, 이런 얘기도 막 돌더라고요.

◆ 황재균> 아니요. 저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다 잘했으니까요. 전부 다 잘한 거죠.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이 황재균 선수한테 뭐라고 인사를 건네던가요?

◆ 황재균> 그냥 고맙다고요.

◇ 김현정> 고맙다가 다예요?

◆ 황재균> 고맙다고 하고 사랑한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왜 아니겠습니까. 국위선양해서 좋고 또 땀을 보상받게 돼서 더 좋고 그래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 병역면제 혜택 때문에 대표팀이 너무 병역 위주로 구성된 건 아니냐, 선수들이 병역을 위해서 뛰는 건 아니냐, 이런 쓴소리도 나오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김현수 선수는 '이런 말이 너무 가슴 아프다' 이런 인터뷰도 했던데요. 황재균 선수는 어떠세요?

◆ 황재균> 저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 당연히 가슴이 아프죠. 하지만 그건 2차적인 거고 일단 가슴에 대한민국이라는 걸 달고 경기를 하는 건데요.

◇ 김현정> 경기에 임할 때는 병역 이런 걸 사실 생각할 겨를이 없죠?

◆ 황재균> 집중하면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나요. 그냥 이겨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 김현정> 그렇죠. 그것 때문에 조금 오해받고, 질투받고 이런 느낌이 들 때는 조금 서운하기도 하겠어요?

◆ 황재균> 많이 서운하죠. 그런데 사람이 다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까요.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받아들여야죠.

◇ 김현정> 금메달리스트 황재균 선수, 많은 야구팬들이 우리 국가대표 야구팀 때문에 많이 설레였습니다. 주말 동안 기뻤고요. 황재균 선수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재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시안게임 야구결승전, 8회초 적시타의 주인공 황재균 선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