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인천AG현장리포트]아시안게임 경기장의 사후활용 문제 없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인천 옥련국제사격장.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어느덧 폐막을 앞두고 있다. 1조7000억원을 들여 새로 지은 경기장들은 대회가 끝난 뒤 어떻게 활용될까.

인천시는 신설 경기장 16곳을 대상으로 사후활용 전담팀을 꾸리고 공청회 등을 거쳐 11월 중 활용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생활체육 및 문화시설 공간으로 활용, 국제·국내 대회 개최를 통한 엘리트 체육 육성, 경기장 건설비 회수 및 유지비 확보를 위한 수익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은 상업시설 유치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며, 다목적체육관 5곳은 생활체육과 문화시설로 활용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10곳의 종목별 전용경기장. 생활체육 활용은 물론 대회의 지속적 유치를 통한 ‘아시안게임 유산’의 의미를 지켜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 경기장의 활용에 문제는 없을까.

인천시는 옥련국제사격장을 활용하기 위해 2017년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을 유치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창원에서 개최해왔다. 창원사격장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유치에 따른 확장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인천이 월드컵을 개최하고 이후 두 도시가 경쟁 관계를 통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호평을 받은 인천공항을 통한 접근성이 강점이다. 다만 건설 과정에서 토지 수용이 제대로 안되는 바람에 1㎞가 넘게 이어지는 1차선의 좁은 진입로와 협소한 주차공간 등은 확장이 필요하다.

국내사격대회 개최는 어렵다. 옥련사격장에는 클레이사격장이 없다. 당초 수도권매립지에 클레이사격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테마파크 조성 계획에 밀리고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번 아시안게임 사격 클레이 경기는 경기도 화성의 경기도종합사격장에서 열렸다. 월드컵의 경우 권총, 소총 종목만의 대회가 가능하지만 전국 규모 국내대회는 산탄총까지 함께 개최해야 한다. 분산 개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자칫 학생대회 등에만 쓰여질 우려가 있다.

국제대회를 치른 경기장으로 어느 정도 검증됐지만 시설과 교통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은 다른 종목별 전용경기장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문학박태환수영장, 송림체육관, 열우물경기장에서 수영 프로그램을, 주경기장 등 6개 경기장에서는 탁구, 배드민턴, 에어로빅 등 스포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생활체육으로 인기가 있는 종목들은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중적이지 못한 종목의 활성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인천시는 계양양궁장 양궁 체험, 옥련국제사격장 사격 체험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활용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옥련사격장의 경우 클레이사격장이 없다는 점이 또 문제다. 레저로서의 사격에서 권총이나 소총보다 산탄총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사격장의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추후 클레이사격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도 짓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입지의 문제도 있다. 열우물테니스장에 대해 한 테니스 관계자는 “대회 개최든 생활체육 활용이든 송도 쪽에 만드는 것이 좋았다. 테니스 뿐 아니라 여러 종목들이 사후 활용을 생각하기보다는 정치적 이유로 경기장 위치를 결정한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열우물테니스장 인근에는 실내코트까지 갖춘 가좌테니스장이 있어 시설 중복의 문제도 있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은 시민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시민이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처음 지을 때부터 사후활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인적자원과 조직이다. 한 체육계 인사는 “국제대회를 치르는 등 경기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맨 파워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중요하다.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력이 없이는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데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 최정식기자 bukra@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