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지상 10만km 우주 엘리베이터 가능할까

댓글 1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지상에서 9만6000㎞ 뻗어 있는 우주 엘리베이터. 지구에서 달까지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리다.

일본 건설업체 오바야시구미(大林組ㆍ이하 오바야시)는 최근 2050년까지 상공 9만6000㎞에 이르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회사 홍보 잡지에 첫 구상을 발표한 이후 우주 엘리베이터 실현 의지를 거듭 내보인 것이다.

세계 명작 동화 ‘잭과 콩나무’에 등장하는 거대 콩나무가 케이블로 대체되는 인류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

일본 건설업체 오바야시구미가 선보인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왜 만드나= 우주 엘리베이터는 지구 정지궤도(靜止軌道) 상에 인공위성 등을 띄우고 위성까지 케이블을 연결해 엘리베이터처럼 우주에 물건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SF문학의 대가 아서 C. 클라크가 1940년대 처음으로 구상했다.

우주 엘리베이터의 필요성은 우주 관련사업 민영화와 함께 대두됐다. 많은 사람과 물자를 경제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유일한 운반기술인 로켓은 지구 중력에서 벗어나는 데만 막대한 연료가 소요돼 비효율적이다. 실제로 로켓 전체 무게 대비 연료 비율은 90%로 알려졌다. 로켓 수송에 드는 비용은 1kg당 1000만원 전후로 추산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현되면 비용이 1kg당 수만엔(수십만원)으로 줄어 효율적인 운반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떻게 가능한가?= 시속 200km로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오바야시의 우주 엘리베이터는 자기(磁氣) 모터로 움직이는 로봇 자동차를 통해 우주까지 도달한다. 한번에 30명까지 태울수 있고 끝까지 다다르는데 7일이 걸린다.

오바야시는 2030년 우주 엘리베이터에 필요한 기술이 구현된다는 가정 하에 우주 엘리베이터 시공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5년 지구 상에 케이블을 고정하는 지구 기지(earthport)를 건설하고 25년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50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2030년 로켓을 통해 고도 300㎞(저궤도)에 20t 케이블 2개와 건설용 우주선을 조립하기 위한 부속 자재를 옮긴다. 조립된 우주선은 전자력으로 추진하는 MPD(Magneto Plasma Dynamic) 엔진을 탑재해 지구를 돌면서 고도 3만6000km(정지궤도)까지 상승한다. 엔진에 필요한 에너지는 지상에서 레이저 빔으로 공급한다.

헤럴드경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게재한 오바야시구미의 우주 엘리베이터 시공 계획.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지궤도에 도달한 우주선은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예정지까지 이동한다. 그 지점에서 우주선은 앞쪽 끝에 추진기가 달린 2개의 케이블을 지상으로 내려뜨리면서 더욱 상승한다. 추진기가 지상 기지에 도착하면 우주선은 고도 9만6000㎞에 도달하게 된다.

케이블은 지구 기지에 고정되고, 우주선은 원심력으로 팽팽한 케이블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추가 된다.

이후 보강 케이블을 실은 중량 880kg의 클라이머(climberㆍ등반가)가 지구 기지에서 케이블을 타고 발진한다. 클라이머는 2개의 케이블을 잡고 상승하면서 케이블을 보강시켜 나간다. 클라이머는 시속 40km로 상승하고 최대 8개의 클라이머가 케이블에 매달려 보강작업을 하게 된다.

클라이머의 추진에 필요한 에너지는 지상과 정지궤도에 설치된 중계위성에서 레이저 빔으로 공급한다. 고도 9만6000km에 도달한 클라이머는 우주선과 마찬가지로 균형추로 사용된다.

이 작업에 소요되는 기간은 최초 로켓 발사 이후 18년 5개월로 예상됐다. 케이블 보강횟수는 총 510회에 이른다. 이후에는 완성된 케이블을 따라 건설용 자재를 정지궤도로 운반하고 연구 및 훈련 위한 우주기지를 건설한다.

건설용 자재는 최대 질량 100t의 클라이머로 운반하고, 이 클라이머는 위아래로 스치는 기구를 탑재해 시속 200km 속도로 우주와 지상을 왕복한다.

헤럴드경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우주 엘리베이터 이미지. [출처:CNBC]


▶한계는?= 그러나 우주 엘리베이터의 최대 난제는 케이블에 사용되는 소재다. 오바야시 측은 다층탄소나노튜브를 케이블 소재로 사용할 방침이지만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다.

탄소나노튜브는 가볍고 인장력(잡아 늘리는 힘)이 강한데다 유연한 탄성을 자랑한다. 오바야시의 아시가와 요지 연구원은 “탄소나노 케이블은 인장력이 철강보다 100배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닛케이는 “탄소나노튜브는 높은 열전도성을 살린 기능성 소재로 연구는 활발하지만, 구조 재료로서의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주 엘리베이터 케이블로 다층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하려면 최대 150GPa(기가파스칼)의 인장도가 요구된다. 이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수치이지만 현재는 60~70GPa정도만 구현되고 있다.

또 현재 기술력으로는 9만6000㎞ 길이의 다층탄소나노튜브 케이블을 만들 수 없다. 다층탄소나노튜브를 케이블로 사용하려면 최소 1km정도의 이음새가 없는 단일 분자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 단계에서는 3㎝정도의 길이 밖에 만들지 못한다.

이밖에 다층탄소나노튜브 케이블끼리 결합해 긴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요원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승강기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바람 등 악천후로 흔들리는 케이블을 제어하는 기술과 케이블-구동기기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열 등을 해소시킬 기술력이 담보돼야 한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cheo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