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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근로정신대가 자원봉사자?…얼빠진 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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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홍 의원 "일본 외무성 자료 영문표기 그대로 차용한 명백한 역사왜곡"

뉴스1

(유기홍 의원실 제공)© News1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일제강점기 역사를 설명하면서 공장 등에 끌려가 노동력을 착취당했던 젊은 여성들을 뜻하는 '근로정신대'를 자원봉사자로 번역하고 있어 논란이다.

근로정신대는 1940년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군수공장 등으로 강제 동원된 여성으로, 우리나라 역사발전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일본 우익의 삐뚤어진 역사인식을 여과없이 받아들였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에 마련된 '전쟁 강제동원' 설명글에는 '젊은 여성들은 근로정신대와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갔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강제 동원이 명확한 근로정신대를 의미하는 영문표기를 "Women were recruited, as well as, to work in 'Women’s Volunteer Corps'"라고 표기했다.

Volunteer Corps는 자원봉사자 또는 지원병으로 해석된다. 해당 설명문은 2012년 12월 첫 전시 이후 단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사용하고 있는'Volunteer Corps' 영문표기는 일본 외무성이 올해 6월 고노담화 검증을 할 당시 외부전문가와 운영한 연구회 자료에서 사용한 'the volunteer corps issue'란 표현과 유사하다.

일본 보수 언론에서도 일본 닛산 요시와라 공장에 동원됐던 근로정신대를 'woman volunteer corps'라고 쓰고 있다.

이 박물관은 지난 2012년 12월 26일 첫 전시를 시작한 이래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199만명(8월 기준)의 관람객이 찾았다.

유 의원은 "강제적 동원이라는 부분이 빠져 역사적 사실을 호도한 것으로 국민적 정서나 역사적 사실에 모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관련 단체들도 반발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강제 동원돼 고통받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명백한 역사왜곡"이라고 꼬집었다.

'강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정혜경 박사는 "가해자측, 동원자측 입장에서 쓴 용어로 부적합하다"며 "Women’s Labor Corps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박물관 측은 "역사적으로 정리가 덜 됐고 성격상 모호한 부분이 있어 번역에 어려움과 혼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물관 측은 번역 과정에서 관련 단체들과 단 한번도 상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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