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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봉은 어디서 보상 받나…” 공무원사회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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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도 낮은데 연금 마저 깎였다”는 반응 多…직급 낮을수록 불안과 분노 커]

머니투데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무원연금개혁 토론회에 참석한 공무원들이 개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연금학회 주도로 마련된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에 대한 공무원사회의 공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금 납부액은 늘고 수령액이 줄어든단 소식에 충격과 허탈에 빠졌다가 분노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차라리 연금을 없애고 월급을 올리라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오는 11월 1일 ‘100만 공무원 총궐기대회’ 등 대규모 집회까지 예고하고 있어 개혁안 통과에 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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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국연금학회 주도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정돼 있었던 공무원연금 개혁 토론회는 공무원 사회의 공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시작하기도 한참 전에 500명의 공무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대회의실은 토론 참석자인 교수 등이 들어서는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마이크를 잡을 때 마다 반발하는 야유와 고성으로 진행 자체가 불가능 했다. 최종안이 아니라는 설명도 소용없었다. 욕설까지 오가는 상황에 결국 토론회는 시작조차 못했다.

강도는 달랐지만 실제 만난 공무원들이 들려준 이야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낮은 임금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공무원연금에 대한 희망이 깨졌다는 반응이 특히 많았다.

서울시청에서 일하는 김 모씨(37)는 “공무원 박봉에 대한 이야기 나올 때마다 ‘그래도 연금이 있지 않냐’고 대답하곤 했는데 연금 개혁 이야기에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시청에 근무하는 박 모씨(35)도 “육아만 해도 생활비도 빠듯한데 대체 무슨 수로 노후준비까지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연금을 없애고 월급이라도 올려달라”고 말했다.

공무원 직급이 낮을수록 불안은 더 커 보였다.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9급 공무원 김 모씨(28)는 “수당을 다 합쳐도 월급이 160만원 밖에 안되는데 이거저거 다 떼고 기여금까지 높이면 어떻게 감당하란 건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투잡이라도 뛰게 해달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이 모씨(35)도 “고위직은 괜찮겠지만 직급이 낮은 공무원은 처우가 더 열악한데 연금 개혁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이 졸지에 세금 깎아먹는 ‘공공의 적’이 됐다며 한숨 쉬는 공무원들도 있었다. 고등학교 교사인 전 모씨(29)는 “국민연금, 군인연금도 적자인 건 마찬가지인데 졸지에 공무원들만 세금 털어먹는 공공의 적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 유 모씨(31)도 “IMF 때 공무원연금으로 경제 살리기에 보탠 것 아니냐”며 “쓴 건 국가고 매달 차곡차곡 보험료 낸 공무원들은 아직 받은 것도 없는데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연금 개혁에 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의사 참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개혁의 필요성도 공감하지만 최소한 납득은 할 수 있게 의견을 반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연금학회 등 공무원도 아닌 조직에서 개혁안을 전부 만드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개혁안 통과에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진 강행 의지를 나타냈고 안전행정부도 22일 한국연금학회가 마련한 개혁안 중심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동영상 : 공무원연금개혁 토론회에서 반발하는 공무원들

http://youtu.be/cpeXlkpl-0c

남형도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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